우리나라에서 사형 집행이 중단된 지 13년째 접어드는 가운데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 국제앰네스티(AI)가 발표한 '연례 사형현황 보고서 : 2010 사형선고와 사형집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8년 이후 사형 집행이 중지돼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4명이 새롭게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2명에 대한 사형 확정 판결도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확정 사형수는 61명에 달한다.
앰네스티는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10년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거나 하지 않겠다는 정책 및 관행을 수립한 국가를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해 집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는 광주고법이 사형제도를 규정한 형법 제41조 등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사형제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재판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1996년 이후 다시 내려진 합헌 결정에서 당시 헌재는 "사형제도는 현행 헌법이 예상하고 있는 형벌의 한 종류로 생명권 제한에 있어 헌법상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할 수 없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한 헌법 조항에도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에는 이른바 '김길태 사건'을 계기로 사형제 존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경북 청송교도소 사형집행 시설 설치와 사형집행 재개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같은 해 9월 법무부는 해당 방안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과 인권단체 일각에서는 '사형은 반인권적 형벌이며 사형제가 사실상 사문화된 만큼 종신형으로의 대체가 필요하다'며 사형제 폐지를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는 2008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2009년 민주당 김부겸 의원, 올해 10월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사형 폐지 법안을 발의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인권위도 최근 '형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 표명' 안을 의결해 사형제 폐지 입장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서는 사형제 존치 58개국 중 최소 23개국에서 527명 이상이 지난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앰네스티 한국지부 관계자는 "사형 제도는 '잘못된 신화'로 인권과 사형제도는 양립할 수 없다"며 "지난해 헌재 결정도 국회의 입법 형성권을 존중한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사형제도 잔존을 인정했다고 볼 수 없다. 올해 중 국회의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