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정부 시위 사태를 취재하다 정부군에 체포돼 2주만에 풀려난 영국 일간 가디언의 가이트 압둘-아하드 특파원이 자신이 체험한 리비아 교 도소의 열악한 상황을 소개했다.
압둘-아하드는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소속 안드레이 네토 특파원과 함께 사브라타의 어느 빈 건물에서 잠들었다가 늦은 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부대원들에게 체포됐다.
휴대전화와 장비를 모두 빼앗긴 채 얻어맞으며 친위부대원의 차에 올라탄 이들은 무장대원들이 주둔하던 한 기지에 내려 취조를 당한 뒤 눈이 가리운 채 다시 트리폴리의 어느 감옥으로 옮겨졌다.
네토와 헤어진 압둘-아하드는 지하에 있는 가로 2.5m, 세로 1.5m 크기의 작고 더러운 감방에 투옥됐다.
방에는 더러운 매트리스 한 장과 담요, 흙 묻은 베개가 놓여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하수구 냄새를 풍기는 부서진 변기 하나가 설치돼 있었다.
감옥에서 압둘-아하드는 간수들이 매일 족쇄를 찬 수감자들을 데리고 감방을 드나드는 모습과 수감자들이 취조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돌아오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같은 복도의 다른 감방에서 지내던 한 정신이상자가 두려움과 고통에 울부짖던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27일 회고했다.
압둘-아하드는 자신을 제외한 감옥의 모든 수감자들이 정기적으로 취조실에 끌려가 폭행을 당했으며 문제의 남성 역시 하루에 2차례씩 끌려나가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감 기간 내내 자신도 다른 수감자들처럼 취조실로 끌려가게 되지는 않을까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압둘-아하드는 "나는 언제쯤 그들(간수)이 나를 데리고 폭행이 이뤄지는 그 방으로 끌고 갈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감옥 밖에서 총성과 포성이 들려오자 수감자들은 반군 진영이 트리폴리로 진군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과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흥분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감옥에서 방글라데시 출신의 한 이주노동자와 함께 수감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벵가지에서 고용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아내 및 3자녀와 함께 지내다가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붙잡혀 왔다며 가족들의 안부를 걱정했다.
압둘-아하드는 감옥에 수감된지 2주째로 접어들면서 자신을 대하는 간수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12일에는 간수가 처음으로 칫솔을 갖다줬고 다음날에는 비누와 샴푸도 얻을 수 있었으며 그 다음 날인 14일에는 심지어 커피 한잔과 담배도 지급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16일 취재수첩과 카메라를 돌려받은 압둘-아하드는 눈이 가리워진 채 차량에 올라타고 몇 시간을 달려 어느 건물 앞에 내렸고 그 곳에서 자신의 동료 3명을 만나 지옥과도 같았던 리비아를 탈출할 수 있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