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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훈장 받는 '똑순이' 미화원

음지에서 '세계 1등'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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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때쯤, 당시 노동부  출입기자이던 저에게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미화원 435명이 최소 6억원에서 최대 9억원 가량의 임금을 체불당했다는 제보였습니다.

이들 미화원은 인천공항측이 용역을 주는 청소회사 소속이었는데, 이 회사는 미화원들이 근로계약서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는 점을 노렸는지, 마땅히 미화원들이 받아야할 시간외수당과 휴일근무수당 등을 사전고지 하지 않고 안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매일밤 야근에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하던 미화원들은 민노총 소속 노무사와 상담을 끝내고야 자신들이 뒤통수를 맞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같은 제보를 확인, 취재하던 중, 기자는 추가로 충격적인 사실에 대해 알게 됩니다.

장관이나 국회의원, 공항공사 사장이 인천공항에 모습을 나타낼 경우, 이들 미화원은 화장실에 숨어 기다릴 것을 지시받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5연패를 달성했던 인천공항공사의 비결(?)이 이런 데 있었나 싶어 강도 높은 고발 뉴스를 제작했고, 나름 반향을 얻어 공항공사와 청소 용역회사는 밀린 임금을 모두 지불하게 됐습니다.

그후 6개월도 안 돼, 다시 인천공항을 찾게 됐습니다.

이제는 노동부 출입이 아닌 행정안전부 출입기자 자격으로 취재를 하게 됐는데요, 인천공항이 올해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6연패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동탑 산업훈장을 받게된 환경미화원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산업훈장은 국가 경제에 기여가 큰 기업인들에게나 주어지던 나라가 주는 포상으로, 미화원이 받기는 이번이 사상 최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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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광의 주인공 노귀남 씨는 키 150cm 초반으로 보이는 다소 왜소하지만 친근해 보이는 60대 여성이었습니다.

한달 150만원 남짓 하는 월급에 매일밤 10시 출근해 다음날 7시에 퇴근하는 고된 청소작업을 하고 있는 평범한 미화원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동료들이 지어준 별명이 바로 '똑순이'였습니다.

[노귀남 미화원/동탑산업훈장수상자 :  다른 동료들도 저만큼이나 열심히 일하는데, 제가 받게 돼서 미안하다는 생각밖에 안나요. 힘든 적도 없었고,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훈장 보다는 등급이 낮지만 역시 사상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미화원도 있었습니다.

노귀남씨의 동료 미화원으로 별명이 '청소왕'인 54살 엄애자 씨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엄애자 미화원/대통령표창장 수상자 :  승객들이 가끔식 미화원이라고 깔보면서 반말할 때는 조금 서운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상을 받으니 가문의 영광이고,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이들에 대한 포상은 결코 공치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제 인천공항은 서비스 평가 항목 중 터미널 청결관련 부문 3종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상을 받은 미화원 모두, 반년 전만해도 합당한 대우를 받기는 커녕, 박봉의 임금을 떼이고 VIP가 오면 화장실에 숨어 있어야 하는 신세였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음지속에서 땀방울로 설움을 씻어내며 묵묵히 인천공항을 세계 1등 공항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런 사연을 알기에, 훈장이나 대통령 표창이 가진 실제 의미 이상으로, 이들이 이뤄낸 것들이 실로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늦게 나마 소중한 땀방울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면서, 우리 사회도 한층 더 건강해졌다는 생각과, 앞으로도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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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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