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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의원들, 선거법도 살짝 고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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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했다가 국민의 거센 비난여론에 직면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쉽게 말해 국회의원들의 '입법 로비'를 허용하는 법안이었습니다. 또, 법인이나 단체가 소속 회원들 명의로 후원금을 내는 것도 허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청원경찰법과 관련해 벌어진 이른바 '청목회' 사건으로 기소된 여야 의원 6명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어지는 셈이었습니다. '동료 의원 구하기'라는 비난이 들끓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개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입니다. 적어도 이번 3월 국회에서는 처리하지 않겠다고 여야 지도부가 밝힌 상태입니다.

◆의원들 "정치자금법 개정 반대"

분위기가 급반전되자 다른 여야 의원들도 이 법안을 성토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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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기 기자의 취재파일에도 나오지만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7일 열린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법 개정은 헌법이 정한 죄형법정주의 정신에 반한다"며 "이는 입법권 남용으로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행안위원으로서 동료 의원들의 기습 처리를 비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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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한나라당 여상규 의원은 8일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재판 중인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법조항 개정은 신중했어야 한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 의원은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의원의 공통점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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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엔 서명

공교롭게도 이인기 의원과 여상규 의원은 4일 국회에 접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공동발의자로 이름이 올라 있었습니다. 국회 행안위가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한 바로 그 날인데요, 이 선거법 개정안의 핵심은 '의원의 당선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현행 선거법에는 후보자의 직계존비속(다시 말해 후보자의 부모나 자식 등 직계 가족)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 이상을 선고 받으면 후보자의 당선이 취소되도록 돼 있는데, 이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후보자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의원직까지 박탈하는 것은 우리가 이미 폐지한 연좌제에 해당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구실은 그럴 듯하지만 후보자 직계 가족의 불법 선거운동을 방치하고, 의원직 유지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 잇속 챙기기 법안'이라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선거법 개정을 위한 이 법안에는 두 의원을 포함해 모두 54명의 여야 의원이 서명했습니다. 제 잇속을 위해선 여야가 한통속이었던 셈입니다.

이런 정치권의 모습을 보고 한 시민단체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민한테서 위임받은 입법권을 의원들이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남용하는 것"이라고. 아리러니하게도, 이인기 의원이 행안위의 동료 의원들에게 했던, 바로 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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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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