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탐험가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세계 최초로 '태양광 충전 전기 스노우모빌'로 남극점에 도착했습니다. 저도 취재를 위해 50일 동안 남극의 차가운 품에 안겨 있었는데요, 남극에서의 생활과 원정대의 미친 도전에 대해 조금씩 글을 올리겠습니다. 참고로 '남겨진 미래-남극' SBS 스페셜 다큐멘터리는 5월 8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4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하얀 남극이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 횡단을 시도했던 영국의 위대한 탐험가 '어니스트 새클턴'의 말입니다.
남극에 도착하기 전 저에게 남극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마냥 추운 곳'
'북극엔 북극곰, 남극엔 펭귄'
'남극은 대륙..'
'아문센 아저씨...'
이런 것들을 떠 올렸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남극은 너무 먼 곳입니다. 우리의 삶과도 지나치게 동떨어진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평소에 큰 관심을 같기 어려운 게 당연하죠. 하지만 최근 남극은 인류의 삶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바로 '온난화'라는 화두 때문이죠. 남극의 눈과 얼음이 전세계 담수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남극에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그것이 한국의 원정대가 남극에서 최초의 도전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자, 그럼 원정대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남극에 대해 조금 더 알아 보기로 하죠.
남극을 다녀와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얼마나 춥냐?"
위 사진은 비행기로 남극에 막 도착해 내린 직후 찍은 원정대 사진입니다. 당시 눈폭풍이 상당히 불고 있었는데, 겁이 덜컥 났죠. "여기서 어떻게 지내지..."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을 땐 다행히 강렬한 태양이 24시간 동안 내리쬡니다. 해안가는 보통 영하 10도에서 20도. 내륙쪽은 영하 30도에서 50도 사이였습니다.
겨울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고 하네요. 남극 내륙 한 복판에 있는 러시아 기지에서 측정된 기록에 의하면 최저 기록은 영하 90도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추웠냐?" 라는 질문에 제가 항상 했던 대답.
"올 겨울 한국도 만만치 않았다면서요~"였습니다.
남극...추웠지만... 버틸만 했다.. 라는 게 저의 느낌입니다. 다만 문명 세계에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있는 데 반해 남극에선 의지할 게 전혀 없다는 게 문제였죠. 남극...다시 가라면...가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남극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상상 외로 엄청나게 넓은 땅입니다. 미국과 멕시코를 합친 정도의 면적이라고 하더군요. 위 사진에서 보듯이 그 광활한 대륙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음은 얼마나 두꺼울까요? 해안가 얼음 두께는 200미터 이상. 내륙은 무려 4천 5백 미터 가량 된다고 합니다. 평균 두께는 대략 2천 미터입니다. 남극의 눈과 얼음이 지구 담수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남극, "사막보다 건조하다"
사방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지만 남극은 무척 건조한 곳입니다. 연 강설량이 10-50cm밖에 되지 않습니다. 얼음층 가장 밑바닥은 16만 5천 년 전에 처음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16만 년 이상 이렇게 조금씩 차곡차곡 쌓인 눈이 녹지 않은 채 얼음이 돼 지금의 남극 대륙을 덮게 된 거죠. 당연히 남극대륙 내륙에 사는 생물은 없습니다. 해안가 쪽에 펭귄과 바다표범 등이 서식하죠. 놀랍게도 해안가 일부 지역엔 이끼류가 서식한다고 하는데 100년 동안 겨우1.5cm 가량 성장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정도면 남극이 지구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의 땅인 건 확실하겠죠. 남극 입문을 위한 기본 상식은 이 정도로 그치겠습니다.(실은 제가 아는 수준도 여기까지 밖에 안 되어서요...) 다음 회 부터는 원정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