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의 77일 정리해고 철회 파업이 있었다. 이후 노사 갈등이 표면적으론 마무리되었다고 하지만 그 후유증과 심각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당시 노동자 대부분이 빈곤층으로의 전락함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내에 이어 남편까지 연이은 자살은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국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조합원들은 2월 28일 오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노조원 임무창 씨의 사망은 강제적 정리해고 의한 타살이라며 연이은 쌍용차 조합원들의 죽음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사망한 임씨는 지난 2009년 상하이 쌍용자동차 경영진들의 파산에 이은 정리해고로 쫓겨난 해고 노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회사 쪽의 복직약속이 미뤄지면서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다. 급기야 그의 아내는 지난해 4월 남편의 해고 후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했고 임씨도 지난 2월 26일 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임씨가 돌연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타살 흔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인들이 보기에도 이는 극심한 생활고와 우울증 따위에서 기인한 자살의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임씨의 죽음은 2009년 이후 13번째 죽음이라고 밝혔다.
현재 쌍용차는 2010년 재매각 절차를 거쳐 인도의 마힌드라 & 마힌드라 그룹으로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지난 2월 22일에는 신차인 코란도-C 발표회를 하고 재도약을 선언했지만, 또 한 명의 생떼 같은 목숨을 잃은 건 "오늘의 쌍용차 재도약의 핏빛 현주소"라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고(故) 임무창 씨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것은 통장 잔고 4만 원과 카드빚 150만 원이었고, 집에는 불과 쌀 한 줌과 라면 하나였다. 숨지기 하루 전에도 친구와 만나 "아이들 등록금만 생각하면 가슴이 숯덩이가 된다."라며 한숨을 쉬었다던 임씨. 힘든 상황 속에서도 복직에 대한 희망은 절대 놓지 않았다고 알려져 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노동자가 직장을 잃으면 당사자는 물론이요 가족들까지도 극심한 생활고의 늪에 빠지기 마련이다. 알려진 바로는 쌍용자동차 소속 노동자들 대다수는 해고자가 아니고 '무급 휴직자'로 분류되어 퇴직금이나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고, 휴직 중 다른 회사로 취업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 쌍용차의 무급 휴직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일용직 날품팔이 노동 등으로 복직이 되는 날까지 버티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당초의 노사 대타협대로 무급휴직자 1년 뒤 복귀와 생산물량에 따른 순환배치라는 어떤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맺은 2009년 8.6 노사 대타협은 어느새 종잇조각이 되어버린 듯하다. 쌍용차의 오늘을 방관했다가는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버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홍경석 SBS U포터
(※ 이 기사는 '국민신문고'에도 송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