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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주차단속…"대체 기준이 뭐죠?"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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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 접어서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는 일이고 딱히 주차할 공간도 마땅찮은 게 서울 도심입니다. 이래저래 주차위반 딱지 떼고 기분 상한 분들이 많습니다. 더 분통 터지는 건 주차위반 단속에 형평성이 없다는 겁니다.

김흥수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구청 앞, 불법주차 단속차량들이 단속업무를 나갑니다.

10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인적이 드문 관내 한 초등학교 공사현장.

차에서 내리자마자 단속요원들이 인도 위에 세워놓은 공사차량에 과태료 스티커를 일제히 붙이기 시작합니다.

한 명이 붙이면 한 명은 사진을 찍고, 차량 10여 대를 단속하는 데 채 5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보행로 확보가 목적이라면 바로 옆에서 공사중인 차주들에게 차량 이동을 지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반원들은 서둘러 과태료 스티커만 붙이고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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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단속을 눈치챈 차주들이 뛰쳐나왔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습니다.

[정성진/단속차주 : 무슨 첩보작전하듯이 그러고 간다니까요. 나 여기 있다고 차 뺀다고 그러면 아예 도망가버려요.]

당장 엉터리 단속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단속차주 : 아주 계획적이야. 계획적. 여기를 일부러 오는거야. 자기 할당량이 10대면 여기 오면 10대 한꺼번에 끊는데 나머지 시간은 놀잖아. 실질적으로 끊어야 할 자리 가서는 안 끊고.]

구청에 전화해 사정을 설명해도 허삽니다.

[김영덕/단속차주 : 물론 인도는 차가 올라가서는 안되는데 여기는 지금 바로 공사중이잖아요? (진입로는 공사중이라도 보도는 사람 다닐 수 있게 정비를 해놨잖아요.)]

조금 전 주차단속이 이뤄진 곳입니다.

형평성에 맞게 하려면 양쪽 인도 모두를 단속했어야 하지만 주차단속 요원들은 한 쪽 인도만 단속한 채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차도의 불법주차 차량들이 교통에는 더 방해가 되지만 전혀 단속하지 않았습니다.

[김영덕/단속차주 : 도로가에 차 대놓은거는 왜 안끊었어요? (알겠습니다. 또 단속을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되시겠습니까?)]|

인근 주민들까지도 문제를 제기합니다.

[송주영/주민 : 단속을 위한 단속이죠. 그렇게 생각해요. 학교에 애들이 다니고 불법주차를 하면 단속을 해야하는데 보시다시피여기 다 학교 공사하는 분들 차를 세워 놓는 건데]

단속차량을 다시 따라갔습니다.

큰길가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지만 그냥 지나칩니다.

오히려 한적한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다시 단속을 벌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철저한 단속을 벌이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시급하지 않은 곳에서, 그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식'의 단속이 이어집니다.

왜 그런 것일까?

[구청관계자 : 민원인이 나타나면 욕을 먹고 우리가 대들 신분은 아니잖아요. 때리면 맞아야 되고 그런 상황이 발생하니까 빨리 피해야 합니다.]

단속차가 이번엔 왕복 4차선 대로변에 멈춰섰습니다.

도로 양쪽을 불법주차 차량들이 가득 메웠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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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현장이 눈에 보이는데도 차에서 내리지조차 않습니다.

이렇게 여기저기 옮겨만 다니며 시간을 보낸 단속차는 퇴근무렵이 되자 구청으로 돌아갑니다.

단속 차량의 하루 평균 단속 건수는 50건 내외.

어느정도 단속실적을 채우면 움직임은 둔해집니다.

일찌감치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단속차량.

좌석까지 뒤로 젖히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취재진이 주차단속차량을 관찰한 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한창 관내를 돌며 교통지도 업무에 바쁠 시간이지만 주차단속 단원들은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불법주차 차량들이 늘어나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근무시간을 때우기 위해 인근 체육공원을 찾아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해당 구청의 주차단속 지침입니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우선 단속하고, 차량과 사람의 소통 불편 해소가 가장 큰 목적입니다.

또 형평성을 유지하고 시급한 순으로 경중을 가려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런 지침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습니다.

[구청관계자 : 인정합니다. 솔직히 그거에 대해서는 변명을 할 수 없네요. 직원교육 시키고 앞으로 그렇게 형식적인 단속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용훈/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 계도나 교통질서 회복보다는 실적위주의 단속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민들로서는 운이 나빠서 단속됐다거나 아주 불쾌한 감정을 갖기 때문에]

지난해 서울시 25개 구청이 주차단속 과태료로 부과한 금액은 무려 1천억 원, 구청 당 평균 50억 원으로 구 재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원칙과 규정을 내세우지만, 정작 기준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지는 주차단속은 시민들의 불만과 불신만 키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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