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식수 오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침출수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18일 포털 네이버 카페에는 수도꼭지에서 돼지 핏물이 나왔다는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고 누리꾼은 "이제 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게 됐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1일 실태 파악에 나섰다.
확인결과 수도꼭지에서 나온 붉은 물은 돼지 핏물이 아니라 겨우내 얼었던 지하수관을 뜨거운 물로 녹이는 과정에서 나온 녹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정부의 발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25일에도 상당수 누리꾼이 인터넷 포털의 구제역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침출수로 말미암은 식수 오염을 우려하고 정부대처를 비판했다.
아이디 '운**'은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에 "군대에서는 먹는 것도 씻는 것도 지하수를 사용하는데…구제역에 걸려 죽은 돼지 피가 섞인 물인데 그게 다른 바이러스로 안 번질 것 같나"라며 우려의 글을 올렸다.
침출수가 섞인 물을 마시게 될 것 같아 휴대용 정수기를 샀다는 누리꾼도 있다.
'칼**'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대형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일제 휴대용정수기를 주문했다. 사체가 썩은 물이 상수원에 그냥 들어간다니…요즘 물 마시는 걸 진짜 조심해야 될 것 같다"라는 글을 올렸다.
식수 오염 정도가 아니라 매몰지에서 각종 바이러스가 번식해 역병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A******'는 "그 많은 돼지가 묻혔으니 봄·여름에는 역병이 돌지도 모른다. 땅 밑에 어마어마한 양의 사체가 묻혀 썩고 있으면 바이러스, 세균이 번식할 것이고 쥐나 파리가 이를 옮겨 온갖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구제역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가 식수를 오염시킬 개연성은 희박하다며 불안감에 떨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 권준욱(의사) 매몰지관리팀장은 "매몰지 주변에 붉은 물이 흐르는 것만 보고 추상적인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며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21일 7개 시·군 15개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 18점과 토양 12점의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구제역 바이러스와 탄저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매몰지 바닥에 깔린 생석회와 사체가 열반응을 일으키고 세균이 사체의 단백질과 근육, 뼈를 분해한 이후 침출수가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구제역 바이러스는 대부분 소멸한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팀장은 "침출수로 식수가 오염될 개연성은 매우 낮지만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방법으로 식수 오염을 방지하고 모든 과정과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국민께 알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