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마을'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으로 건너가 2년 가까이 장기 체류하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4일 갑자기 귀국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로비 의혹이 정점으로 치닫던 2009년 3월 도미 이후 검찰은 물론 정치권의 귀국 요청을 계속 거부해오던 그가 사전 통보 없이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통에 온갖 억측과 설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암 투병 중인 부인의 병간호를 위해 돌아왔다는 말이 유력하게 나온다.
한 전 청장의 부인 김모씨는 한 전 청장과 함께 출국했다 2009년 말 암 수술을 받으러 돌아왔고 검찰에 출두해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한 조사까지 받았다.
김씨는 이후 국내 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암 수술을 받고 상태가 많이 호전됐으나 장기간 투병 생활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 한 전 청장이 부인을 돌봐주러 돌아올 것이라는 소문이 여러 차례 나돈 것도 설득력을 더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박연차 게이트'가 지난달 27일 핵심 인물들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와 사실상 막을 내린 것과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한 전 청장은 현직에 있던 2008년 말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에 배당했었다. 당시 재계 순위 600위권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치고는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올만 했다.
급기야 그가 도미한 뒤에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한 전 청장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지시했다"고 폭로하면서 의혹을 키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전 청장이 당시 세무조사와 관련해 모종의 결심을 하고 귀국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검찰은 일단 한 전 청장의 귀국과 관련해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다며 '기획입국설'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입국시 통보 조치'에 따라 새벽에 비행기가 도착하면서 연락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도 아직 그가 왜 갑작스레 들어왔는지 이유를 모르고 있다"며 "28일 그를 불러 제기된 의혹과 함께 정확한 귀국 이유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