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영어 표기가 중구난방이어서 많은 영자지 편집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이 23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카다피'의 영어 철자는 우선 첫 글자만 봐도 G, K, Q('Gaddafi', 'Kaddafi', 'Qadhafi') 등 여러가지가 쓰이는데, 이 같은 문제는 아랍어 이름을 영어로 옮기는 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관용법이 없다는 점에도 일정 부분 기인한다.
또 보통 뉴스 매체들은 이름을 본인이 선호하는 철자법을 골라 표기하지만 카다피는 좋아하는 특정 로마(알파벳) 정자법이 없다.
카다피는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상단 배너에는 'AL Gathafi'로 했다가, 다른 곳에서는 'Al Qaddafi', 'Algathafi', 'Al-Gathafi' 등 다양한 형태로 쓴다.
카다피의 성뿐 아니라 이름인 무아마르도 문제로 'Muammar', 'Moammar', 'Mu'ammar', 'Moamar' 등 많은 변형이 있다.
여기에다 아랍어 접두사인 'al'을 성 앞에 놓느냐는 문제도 있는데, 이 접두사는 'el'로 표기되기도 하며 접두사를 대문자로 쓸지 소문자로 쓸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쯤 되면 대부분 신문 에디터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몇몇 용감한(?) 에디터들은 줄기차게 한 가지 용례를 택해서 쭉 사용하는데, 그 결과 언론사마다 표기법이 제각각이다.
AP, CNN, MSNBC는 'Moammar Gadhafi'로 표기하는 데 비해 뉴욕타임스는 'Muammar el-Qaddafi'로, LA타임스는 'Moammar Kadafi'로 쓰며, 영국계인 로이터, 가디언, BBC는 'Muammar Gaddafi'를 선호한다.
'Moammar Gaddafi'라는 자체 표기법을 쓰는 ABC뉴스는 카다피의 이름에 관해 무려 112가지의 영어 표기 변형을 게재해 놓았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 같은 다양한 변형 자체에 있지 않고 구글 같은 검색 엔진에서 이름별로 찾는 기사가 저마다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점이다.
즉 어떤 철자법으로 영문 기사를 검색하느냐에 따라 무슨 뉴스를 고를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해결책의 하나로,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카다피 이름을 스펠링 기준으로 삼더라도 나중에 그 순위가 바뀌면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하고, 또 철자를 계속 바꾸게 되면 각 언론사 사이트의 관련 기사 검색조차 곤란해진다고 CSM은 설명했다.
CSM은 "차라리 다음번 미국 신문편집인협회에서 카다피 스펠링을 하나로 정해버리는 것은 어떨까"라면서 "(표기법 난맥상이) 이 정도 되면 독재자가 있다는 것이 썩 나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