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해 주택 구입 제한 등 각종 정책을 연이어 도입하자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서 '가짜 이혼'이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외지인이 주택을 구입하려면 5년이상 납세증명이 있어야 하며 두 채 이상 사는 것도 금지하는 등 호구를 가진 사람에 비해 극히 불리해짐에 따라 베이징 호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베이징은 호구를 가진 사람과 결혼하면 남자든 여자든 호구를 새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집을 사려는 외지인들을 대상으로 위장결혼 해 호구를 얻게 해준 다음에 다시 이혼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한 베이징 남자의 글을 전하며 베이징의 주택정책으로 위장 이혼 및 위장 결혼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남자는 "나는 집사람과 이혼할 예정이다. 나는 물론 집사람도 베이징 호구를 갖고 있다. 두 사람이 이혼한 다음 각자 집 매입 등을 위해 베이징 호구가 필요한 사람과 결혼하면 각 10만에서 15만 위안(1천700만 원에서 2천550만 원)을 챙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각자 1년에 4-6번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 2년 뒤에는 160만 위안에서 360만 위안까지 벌 수 있다"고 썼다.
위장 이혼은 많은 집을 보유하는 데도 유리하다. 베이징 호구를 가진 사람은 두 채까지 살 수 있으므로 이미 두 채가 된 가구는 부부가 이혼한 뒤 각자 1채씩 더 사는 방법으로 4채까지 집을 늘릴 수 있다.
상하이나 충칭시도 위장 이혼을 부추기는 상황은 유사하다. 양 도시 모두 1가구 1주택인 경우 세금이나 주택추가 매입에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나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려는 부부의 입장에서는 위장 이혼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위장 이혼이나 위장 결혼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법원 역시 주택정책을 피해가기 위한 위장이혼은 불허하고 있다. 위장 이혼했다가 잘못 걸리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인터넷상에서 이런 얘기나 생각이 올라오는 것은 각종 법망이나 정책을 편법적으로 피해가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것을 의미하는 중국 속담인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엔 대책이 있다"는 말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일부는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문제가 있고 무리한 것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민대학의 한 사회학 교수는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정책을 둘러싸고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부당한 정부 규제에 대한 합법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