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0일부터 시작하여 2월6일에 이르기까지 8일간에 걸쳐 전개되었던 동계아시안 게임이 끝났습니다. 우리 선수단이 예상했던 성과를 능가하는 실적을 거두어 한층 고무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의 보도경향은 지나칠 정도로 금메달과 성과주의에 주목하여 아시안게임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스포츠축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SBS는 8시뉴스에서 1월30일 개막전에서부터 2월6일에 폐막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거루지 않고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을 다루었습니다. 2월6일에는 '톱 뉴스'의 의제로 설정하였고, 2개의 하위 뉴스아이템을 다루었습니다. 여자 팀 추월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아이템과 이번 아시안 게임을 총정리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역대 최다 금 .. 종합 3위'의 표제대로 동계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이후 최대의 금메달을 획득하였으며, 일본에 이어 은메달 수의 차이로 3위를 차지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은 우리가 이전에 참가했던 대회들에 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서 획득한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 8시뉴스의 보도방식들에서는 다소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첫째, 지나칠 정도로 '금메달'과 '우승'에 집착하는 보도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매일 매일의 아시안 게임을 보도하는 표제를 보아도 명확하게 들어납니다. 1월30일 '목표 금메달 10개 이상', 1월31일 '사상 첫 금메달' '남녀 동반 석권' '스피드 5000m 금', 2월1일 '여자알파인 2관왕', 2월2일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 2월3일 남 알파인 12년만에 금' 등의 표제들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관심이 금메달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2월3일 금메달 획득이 없었던 날의 조그만 단신 기사와 대조적입니다. 둘째는 은메달이나 동메달 및 여타의 성과들에 대해서는 앵커나 기자의 멘트를 통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아쉬운' '분패' '좌절' '실패' 등의 기호들을 통해 금메달을 따지 못했음에 대해 감정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냅니다. 셋째, 여타 경쟁 국가들에 대해 다소의 '편향적'이고 '자민족중심주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선수들에 대한 편향적 비판은 다소 과했습니다. 쇼트트랙에서의 중국선수들의 행위를 일방적으로 '반칙'으로 간주하며 힐난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2월6일에 기자가 총정리하면서 사용했던 '중국의 막무가내식 반칙' 같은 표현은 상대 국가와의 감정적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자제했어야 했습니다.
스포츠의 국가대항전 성격을 지니고 있는 아시안게임에 대한 보도는 성과주의와 자민족 중심주의의 보도경향으로 빠지기 쉽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언론의 보도 같이 지나칠 정도로 '우승'과 '금메달'에 치중하고 경쟁 국가들을 힐난하게 되면, 스포츠를 통한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상호 이해나 우애 증진의 근본 목적을 상실할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피격으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에 있습니다. 그리고 삼호 쥬얼리호 구출작전 성공으로 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여 군 관련 사항들에 대한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들 보도의 내용과 방식들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9일 SBS 8시뉴스는 '주력기에 정밀유도폭탄'이라는 표제로 위성항법장치가 달려있어 목표물을 스스로 찾아가는 JDAM 이라는 정밀유도폭탄을 우리의 주력 전투기인 KF-16에 장착하여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들에 대한 폭격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군의 전력에 관계되는 상당히 중요한 비밀정보인 것 같은데, 여과없이 보도되었을 뿐 아니라 다분히 홍보성 짙은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포맷은 그래픽으로 재현되었으며 이전의 포격상황들을 영상화면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보도의 현재성이나 실제성은 다소 떨어졌습니다. 이런 보도유형은 2월8일의 8시뉴스에서도 나타납니다. '해병대 최대 2천명 증원'이라는 표제로, 서해 5도 지역에새로운 해병대 병력을 증원 배치함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사의 내용 속에 이전의 병력배치는 '수세적 입장'의 배치였다면, 지금의 병력 증강은 '공세적인 입장'으로의 전환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그 내용만으로 보면 과거에는 보도될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군사기밀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군은 이것을 오히려 홍보성 기사로 내보냈으며 우리 언론이 이를 그래픽 기법을 통해 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2월 4일의 군 관련 보도는 '홍보성'과 더불어 '선정성' 등이 가미된 내용이었습니다. '최강 여군 '독거미''라는 표제로 수도방위사령부 산하 여성 특임중대의 훈련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하였습니다. '여군'이 지니고 있는 '여성성', '특임중대'라는 '비밀스러움' 과 '독거미'가 상징하는 '거셈'과 '두려움' 등의 의미들이 혼재되어, 시청자들에게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따라서 이들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나 작전수행의 능력보다는 그들 자체의 존재들에 대해 흥미로움을 갖게 합니다.
이들 기사들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의 군 관련 기사들은 군의 홍보성 짙은 내용들이 많고, 군사기밀 같은 내용들이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으며, 특히 '남북관계'와 '안보'에 있어 적극적인 '공세'와 '무력에 의한 대응'을 암시하는 내용들이 많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들 기사들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있고 평화적인 시도를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에게도 군의 중요한 전략이나 특수부대들의 존재를 '국가안보'라는 중요하고 심각한 관점이 아니라, '전쟁게임'과 같이 가볍고 흥미로우며 호기심의 관점으로 바라보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군에 대한 정보는 '안보'와 연계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군의 비밀스러운 작전 수행 못지않게 이들 정보들에 대해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군의 작전이나 신무기들에 대한 내용들이 홍보의 시각에서 상세하게 보도되고 또한 과다하게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군이나 언론 모두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