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 밀입국 선박을 타고 호주로 들어오다 선박 침몰로 부모를 잃은 이란 출신 9세 난민 소년이 마침내 난민구금센터를 떠나 친척들과 자유롭게 살게 됐다.
호주 연방정부 이민시민부는 이란 출신 소년 시나와 시나의 친척 등 북부 해상 크리스마스섬 난민센터에서 지내고 있는 난민 11명을 다음주중 시드니로 이송해 친척들과 함께 지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언론들이 18일 전했다.
크리스 보웬 이민시민부장관은 지난 15일 시드니 루크우드 공동묘지에서 열린 사망 난민 합동장례식에 참석한 시나를 크리스마스섬 난민구금센터로 되돌려 보낼 게 아니라 친척들과 시드니에 살게 해야 한다는 여론을 감안,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시나와 친척에 대한 난민지위 인정신청심사(난민심사)를 서둘러 진행해 가급적 빨리 이들을 시드니 친척집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17일 크리스마스섬 난민구금센터로 돌아간 시나는 이에 따라 다음주중 시드니로 돌아와 친척들의 보호아래 새 삶을 누리게 됐다.
시나는 자신보다 1주일 늦게 밀입국 선박을 타고 호주로 들어온 뒤 같은 구금센터에서 지내고 있는 친척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시나는 장례식에서 "아빠 곁에 묻히고 싶다. 구금센터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호소해 주변을 숙연케 한 바 있다.
시드니에 사는 시나 친척들은 시나를 키우겠다면서 이민시민부에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민시민부는 시나 이외에 구금센터에서 지내고 있는 어린이들에 대해서도 난민 심사를 조기에 종료해 호주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난민구호단체 및 인권옹호단체들은 장례식장 주변에서 항의시위에 나서 시나를 친척들 품에 맡겨 정신적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 정치인은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년을 아무런 대책없이 다시 난민구금센터에 수감한 정부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시나의 친척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언론을 통해 시나가 곧 되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이는 매우 기쁜 소식이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난민구금센터에서 지내는 어린이들의 정신적 건강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정부 자문관 루이스 뉴먼 박사는 "시나는 물론 시나를 돌보는 친척들도 정신적으로 몹시 지쳐 있는 상태"라며 "이들은 시나를 제대로 돌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나는 부모와 함께 밀입국 선박을 타고 인도네시아를 출발, 호주로 향하다 지난해 12월 15일 새벽 크리스마스섬 앞바다에서 높은 파도를 만나 선박이 침몰되면서 부모를 모두 잃었다.
(시드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