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 서울 상봉역.
출근 인파가 빠져나가자 이내 여행 채비를 한 사람들이 플랫폼으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는데요.
이 시각, 춘천행으로 갈아타는 승객 대부분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예순 다섯 살 이상은 무료라 발걸음은 더욱 가볍습니다.
[이순구/서울 쌍문동 : 이번에 두 번째 갑니다. 등산도 좀 하고 닭갈비도 춘천 가서 좀 먹고 오다가 춘천 빙어회도 좀 먹고.]
모르는 사람도 옆자리에 앉으면 이웃이 되는데요.
고이고이 싸온 간식거리를 꺼내 서로 나눠 먹다보면 어느새 친구가 됩니다.
맑은 하늘과 깨끗한 물줄기는 쉴 새 없이 품 안으로 달려와 그야말로 지상낙원이 따로 없습니다.
[원상혜/서울 전농동 : 설레고 어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좋아요.]
급행을 타고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남춘천역.
어르신들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춘천 명동의 닭갈비 골목인데요, 점심을 먹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꽤 차리가 찼습니다.
먹음직스런 닭갈비 한 입이면 몸보신이 따로 없습니다.
[김동섭/서울 왕십리동 : 맛이 아주 담백합니다. 그리고 이 닭고기의 맛이 아주 연하고 부드럽네요.]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선 소양강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데요, 탁 트인 절경에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서울의 어르신들이 춘천으로 내려간다면 반대로 춘천의 젊은이들은 서울로 올라오는데요, 김미현 씨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중국어를 배우러 춘천에서 서울 종로까지 전철을 타고 옵니다.
[김미현/춘천시 후평동 : 춘천에는 중국어 같은 학원이 많지 않아서 인터넷 강의 듣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간이 더 적게 걸려서 학원 올 때도 편하고요. 전철 안에서는 공부하면 되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최근엔 김 씨처럼 종로 일대로 어학원을 다니는 춘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원가도 들떠있습니다.
[김정훈/중국어학원 팀장 : 과거 지하철 1호선이 천안선까지 연장 개통된 이후에는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이 많이 유입이 됐습니다. 그런데 경춘선이 개통된 이후에는 춘천권에 있는 학생들까지 많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수업이 끝난 김미현 씨는 잠시 명동에 들러 쇼핑을 하기도 하는데요, 처음엔 낯설었던 서울이 이젠 제 집처럼 편안합니다.
개통된 지 두 달 남짓 돼가는 경춘선 전철.
무궁화호 열차 시절엔 낭만과 추억이 있었다면, 지금은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어 점차 생활을 바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