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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현대카드 정태영 회장의 이상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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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현대카드 정태영 회장에 대한 언론의 '과잉 사랑'이 대단한가 봅니다. 며칠 전, 현대카드 고객이 현대카드로부터 당한 황당한 사례를 보도한 적이 있는데 뉴질랜드에 있는 정 회장이 그 보도 내용을 듣고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정 회장의 트윗 내용을 보면 "회사의 실수여서 고객에게 수수료를 환불해 드렸다"는 것인데 일부 신문은 이걸 "방송사에서 잘못 보도한 것을 1시간도 안 돼 SNS에 밝은 CEO가 신속하게 해명했다"고 칭찬하는 글을 썼더군요.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말입니다. 그래서 '혁신회사' 현대카드의 '비혁신적'인 일 처리를 자세히 적어보려합니다.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정 회장의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입니다.

사안의 본질은 사실 간단합니다. 지난 연말 현대카드 고객 A씨는 휴대전화로 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현대카드 이벤트 12월 24일~31일에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는 6개월 무이자 할부. 차 구입 제외"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평소 현대카드 우량 고객이던 A씨는 자신이 카드를 많이 써서 이런 혜택을 주나보다 하고 일주일 동안 3백만 원 정도를 썼습니다.

그런데 올 1월 고지서에 무이자가 아니라 수수료 2천 713원이 부과됐습니다. 돈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납득할 수 없어 현대카드 고객상담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첫 반응은 "그런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였습니다. 계속 부인하던 현대카드는 A씨가 문자를 보낸 시각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 시인을 하고 카드대금에서 수수료를 제한 뒤 통장에서 인출해 갔습니다.

하지만 2월 고지서에 또다시 2만 4천 원의 할부 수수료가 부과됐습니다. 당연히 화가 난 A씨는 현대카드에 항의 전화를 했고 또다시 돈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리고 '카드 사은행사' 비용이라며 6만 6천 원을 추가로 입금시켰습니다. 2만 4천 원이 할부 수수료라면 남은 4개월을 생각해도 그것보다는 더 될텐데 이 기준이 무엇인지 저와 함께 있을 때 현대카드에 전화를 해 봤습니다. 현대카드의 설명은 "저희가 수수료를 잘못 부과해서 돌려드린 것인데 왜 6만 6천 원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혁신회사라는 현대카드가 왜 이런 황당한 피해를 고객에게 주고 있는지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현대카드의 해명은 "우리는 지난 연말 그런 이벤트를 한 적이 없다. 이마트 매장에서 구입한 고객에 대해서만 6개월 할부를 한 적이 있다"였습니다. 제가 하루의 시간을 주고 다시 현대카드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현대카드의 두 번째 해명은 "3개 매장에서 그런 이벤트를 한 적이 있지만 모든 가맹점에서 6개월 무이자를 한 적은 없다"였습니다.

제가 거듭 확인을 해 보라고 하자 마지막으로 가져 온 해명이 "2~3년 동안 카드를 쓰지 않은 무실적 고객을 상대로 그런 이벤트를 한 모양이다. A씨의 부인이 별도의 현대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A씨 부인이 신상명세에 카드 사용내역을 통보하기 위해 A씨 휴대전화를 넣어두었던 건데 잘못해서 문자가 A씨에게 갔다. 우리 오류가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환불해 줬다"였습니다. 정태영 회장이 트윗에 올린 바로 그 해명이죠.

하지만 이 마지막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확인결과 A씨의 부인은 지난해 11월 85만 원, 지난해 12월 107만 원을 현대카드로 결제했습니다. 다시말해 무실적 고객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정리하면 A씨와 A씨 부인 모두 현대카드의 우량 고객이었습니다. 현대카드 해명대로라면 어떤 기준에서 A씨가 아니라 A씨 부인에게 문자를 보낸 것인지, 몇 명에게 보낸 것인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마지막 해명 뒤 현대카드는 12월 24일에 한동안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무실적 고객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 5백 명이라고 했습니다. 이벤트 기간 전체에 몇 명의 고객에게 보냈는지는 끝까지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A씨 부인이 무실적 고객이 아니라 카드를 많이 사용한 고객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자 이번에는 "문자를 보내기 전 15일 동안 카드를 쓰지 않은 고객이 이번 이벤트의 무실적 고객 기준"이라고 또다시 말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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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7백만 가입자 가운데 15일 카드 안 쓴 사람을 찾아보면 적어도 수백만은 될 것일텐데 역시 몇 명에게 보냈는지 설명하지 못했죠. 문제는 A씨 부인은 이 기준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A씨 부인의 12월 현대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12월 3일, 7일,13일, 19일 등 24일 이벤트 전에 여러 번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15일 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보냈다는 설명이 또다시 사실이 아닌 겁니다.

더욱이 이런 피해를 당한 사람이 A씨 만이 아닙니다. 보도가 나간 뒤 자신도 그런 피해를 당했다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연락해 온 분들이 있었습니다. A씨가 카드를 많이 써서 수수료가 만원 대였기 때문에 금방 발견한 것이지 다른 분들은 수수료가 비교적 적은 액수이고 자동이체를 해 놓아서 그냥 지나쳤던 것 뿐입니다. 이쯤되면 과연 현대카드가 진짜 A씨 부인에게 문자를 보내려 했던 건지에 대한 상식적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A씨와 A씨 부인의 카드 사용 내역을 봤을 때 두 사람의 유일한 차이는 문제 제기를 한 것이 A씨라는 점 뿐입니다.

이런 현대카드의 계속되는 이상한 엇박자 해명을 아무런 의심없이 정 회장 트윗 내용으로 인용하며 정 회장을 '칭송' 한 일부 언론의 정 회장 사랑 배경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정 회장이 부디 이 사안을 잘 따져보셔서 숨어있는 피해자들에게까지 '감동'을 주는 현대카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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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원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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