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기위해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 1주일 가량 머물다 15일 귀국한 것으로 파악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의 현지 행적을 확인하려는 취재진들의 열기가 뜨겁다.
한국과 일본 등 주요 언론사 취재진은 김정철의 싱가포르 방문 사실이 전해진 이후 속속 현지에 도착해 그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
김정철이 13일 들른 것으로 알려진 언더워터월드는 센토사섬 라사호텔 정문 옆에 위치하고 있다. 터널식으로 된 대형 수족관이 있으며, 핑크 돌고래 공연 등으로 싱가포르 관광명소로 알려져있다.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든 현장에서 언더워터월드 관계자들을 접촉하려 했으나 관심을 끌만한 답변은 없었다.
김정철이 묵었다는 팬 퍼시픽 싱가포르 호텔은 래플스가 7번지에 위치해있으며 37층까지 5성급 호텔이다. 호텔 관계자는 김정철과 관련된 문의를 하자 "고객 정보사항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치 로드에 있는 더 플라자 건물 9층에 입주한 북한 대사관(대사 정성일) 주변에도 기자들이 몰려들었으나 대사관 관계자들은 기자들을 상대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가 취재를 요청하자 대사관내에 있던 한 인사는 "올 필요가 없다"고 영어로 답했다.
김정철이 쇼핑했을 가능성이 큰 타카시마야 백화점 등 주요 쇼핑가에도 취재진이 몰렸으나 구체적인 증언 등은 듣지 못했다.
김정철의 이복형이자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도 지난해 몇차례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왕의 아들들'의 등장이 현지 외교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싱가포르가 북한과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외부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서인지 북한 관련 인사들의 방문이 많은 편"이라면서 "관련 당국에서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며, 김정남이 방문했다면 이 역시 추적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 고위인사들은 싱가포르를 방문해 수준높은 의료시설에 입원하며 신병치료를 받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해 북한문제에 관심이 큰 일본 정부 등의 대북 담당라인은 북한이 지난 2007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인 클랩턴의 평양 콘서트를 추진했음을 포착해 이른바 '클랩턴 공연카드'를 중요하게 고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클랩턴의 싱가포르와 방콕, 서울 공연이 확정된 이후 김정철의 동향과 연관지어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측이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과 같은 맥락에서 서방세계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클랩턴의 평양 공연을 추진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원칙적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진 클랩턴의 평양 공연은 클랩턴이 이를 부인하면서 흐지부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1주일 가량 싱가포르에 머물다 15일 귀국길에 오른 김정철의 행적을 역추적하는 한편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을 중심으로 북한 정세와 관련된 시사점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한 정부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김정철의 동향 가운데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2.16)을 앞두고 대규모 인원을 수행하고 싱가포르를 다녀왔다는 점 ▲김정철이 피어싱한 모습을 여과없이 외부에 공개한 점 ▲클랩턴 공연장이나 센토사섬내 언더워터월드 등을 방문한 점 등을 대표적인 특징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정철이 과감하게 한 여성과 줄곧 동행한 점도 당국은 중시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김정철과 동행한 젊은 여성의 신원에 대해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언더워터월드내 수족관에 모습을 보인 김정철은 여성 4명과 남성 등 모두 십여명과 함께 행동했으며 수족관에서 손으로 물고기를 만지고 즉석에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한 여성과 웃으면서 즐거운 모습으로 확인하는 장면도 보였다.
김정철은 클랩턴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왼쪽 귀에는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싱가포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