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8일 개헌의총에는 30명이 넘는 친박(친박근혜) 의원이 참석했으나 토론에는 단 한 명도 나서지 않았다.
의총에 참석함으로써 개헌론을 외면하지는 않았지만, 친이(친이명박)계 주류가 주도하는 현재의 개헌론에는 침묵으로써 반대를 표시했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향하는 친이계의 개헌 드라이브에 대한 그동안의 무대응 전략이 의총에서도 일사불란하게 유지된 셈이다.
보이콧에 가까울 정도로 극소수 의원만이 의총에 참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친박계에서는 이날 31명의 의원이 자리를 잡았다.
평소 의총장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박근혜 전 대표는 예상대로 불참했지만 서병수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경재 허태열 김성조 이인기 정갑윤 김태환 정희수 김충환 서상기 안홍준 유기준 황진하 최구식 한선교 김옥이 김태원 허원제 배영식 이종혁 이진복 김성수 이한성 이정현 유재중 조원진 윤상현 김선동 이학재 손범규 이상권 의원 등은 참석했다.
그러나 이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찬반토론에서는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친이계 의원들의 `릴레이' 발언을 잠자코 듣기만 했을 뿐 아무도 연단에 오르지 않았다.
이들은 개헌론을 친이-친박의 의견대립의 구도로 보는 시각을 차단하면서도 대다수 현 시점에서의 개헌 추진에는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헌이 야당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는데 지금까지 안하다가 왜 지금 하느냐는 것이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데 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의총 첫날의 소감에 대해서도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들이었다.
친박의 한 중진은 "예상대로였다"며 "개헌 추진에 대한 일방적 홍보의 장에 우리가 굳이 구색 맞추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발언하지 않았고 내일도 달라질 게 없기 때문에 나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개헌을 납득시킬만한 논리를 갖추고 있는 지 들어보려고 갔으나 내가 설득당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국민들에게도 역시 설득력이 없을 것"이라고 냉소를 보냈다.
또 다른 의원은 "개헌은 국민의 90%가 지지하는 추동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그런 공감대가 없는 현재의 개헌론은 당의 분란만 가져올 뿐 정치적 실익이 없다"며 "안되는 일로 논쟁하지 말고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생각만 더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친박계에서는 9일 이틀째 개헌의총에서 발언하는 계획을 검토하는 1∼2명의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이날과 마찬가지로 `침묵 모드'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