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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뒤풀이 막아라' 곳곳 경찰…삼엄한 졸업식

학생들 모이기만 하면 즉시 해산시켜…졸업식장 경찰배치 놓고 찬반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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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고등학교 교정.

정복 차림의 경찰관 6명과 사복경찰관 2명이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의 복장과 소지품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학교에 들어서던 학생과 학부모 중 일부는 "웬 경찰차야"라며 수군거렸다.

곧이어 아침부터 운동장에 대기하고 있던 순찰차 2대 중 1대가 졸업식 시작과 동시에 학교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졸업식이 무사히 끝나고도 경찰은 학교 뒷산에 오르는 여학생 대여섯 명을 따라가 일탈행동을 하지 않는지 관찰하는 등 학교 운동장이 한산해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학교 주변에서 모여 다니는 아이들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경찰관들이 쫓아다니며 즉시 해산시키느라 바빴다.

이날 졸업식을 한 배화여고, 양천고, 성심여중 등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서는 이처럼 학교 안에 순찰차와 정복 경찰이 배치돼 여느 해와 달리 '삼엄한' 졸업식 광경이 펼쳐졌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미리 주의를 준 데다 졸업식이 끝나고서도 '교사 순찰대'를 가동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갖춘 터라, 학생들로서는 다소 위축된 분위기에서 졸업식을 치렀고 뒤풀이 자체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졸업식을 한 환일고는 학생들을 사복 차림으로 오도록 했는데, 개학 때부터 '경건하고 엄숙하게 졸업식을 마치자'는 말을 반복해서인지 별 탈 없이 행사를 마쳤다.

이 학교 최순호(60) 교감은 "알몸 뒤풀이나 밀가루 뿌리기 등을 직접 이야기하면서 지도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을 것 같아 아예 말을 꺼내지 않았다"고 했다.

졸업식을 치른 각 학교 교사들은 이날 자체적으로 조를 짜거나 경찰과 함께 팀을 구성해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아파트 공원터, 골목길을 샅샅이 훑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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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여중에서는 입학 담당 교사만 빼고 전체 교사를 순찰에 총동원했다. 한 학교 교사는 "얼굴을 아는 교사 앞에서는 웬만해선 학생들이 나쁜 짓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교사들을 자주 노출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까지 빼곡히 배치돼 눈에 불을 켜고 일탈행동을 단속하는 낯선 졸업식을 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명일여고를 졸업한 고현경(18)양은 "중학교 때는 아이들이 소화기를 뿌려서 옷이 엉망이 됐었는데 경찰차가 통제 차원에서 한 대 정도 나와 있는 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학교 임승희(18)양은 "통제가 필요하지만 축제 자리에 경찰차가 있으니 부담스럽다"고 했고, 성심여중을 졸업한 홍미라(16)양도 "졸업식 뒤풀이의 문제점을 이해는 하지만 학교 앞에 경찰이 배치돼 있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졸업식장에서 만난 학부모 홍종례(45.여)씨는 "건전한 졸업식을 위해 미리 대비하는 게 부모 입장에서 안심이 됐다"고 했지만, 다른 학부모 박주영(50)씨는 "일시적인 단속보다 올바른 졸업식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게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자체적으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데 경찰까지 학교에 배치하는 건 지나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배화여고 조용성 교사는 "졸업식에 경찰이 배치되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졸업식은 축제여야 하는데 청소년 문화가 폭력적으로 변해 졸업식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씁쓰레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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