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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상해치사 현장검증 '생략'…제식구 감싸나

대전경찰, 2일 현장검증 일정 밝혔다가 돌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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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간부의 모친 상해치사 사건을 수사중인 대전경찰이 이례적으로 현장검증을 생략하기로 해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수사본부가 차려진 둔산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께 지방청 홍보실을 통해 이모씨의 범행모습과 동선을 재현하는 현장검증을 오는 2일 오전 10시께부터 범행 장소 등지서 실시한다고 언론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넘어 경찰은 이씨가 현장검증을 강력히 거부한다는 이유로 2일로 예정됐던 현장검증을 생략할 방침이라고 다시 알려왔다.

경찰이 강력사건에서 현장검증을 생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현장검증을 통해 피의자의 진술이 맞는지 확인하고,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인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를 포기한 것이다.

베테랑 수사간부로 법률지식에 해박한 이씨가 마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처럼 현장검증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의사를 밝혔고, 경찰이 검찰과 협의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검증영장을 받아서 현장검증을 진행할 수 있지만, 이씨가 현장에서 제대로 재현을 안 할 경우 현장검증이 별다른 의미가 없게 된다"며 "검찰과 협의한 결과 '거부하면 하지 마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현장검증을 생략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의자가 범행 장소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동네 주민을 보는데 부담을 느낀 듯 하다"며 "현장 검증을 거부하는 것은 진술거부권과 비슷하기에, 향후 재판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조직 내 일부에서도 한때 중견 형사 간부였던 이씨에 대한 현장검증 생략은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직원은 "이씨의 현장검증 거부를 지켜본 다른 강력범죄 피의자들이 너도나도 현장검증을 거부하면 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뻔하다"며 "이씨가 동고동락한 경찰가족이었기에 더더욱 현장검증을 해야 한다. 하지 않는다면 시민에게 노골적인 '제식구 감싸기'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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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수사 관계자는 "현장검증을 한다고 했다가 다시 안 한다고 하면 우리도 부담된다. 최대한 이씨를 설득했지만, 거부의사가 완강하다"며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우리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1일 오후 11시27분께 대전 서구 탄방동 어머니(68)의 집에서 미리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 있던 어머니에 대해 볼링공을 세차례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폭행해, 5시간여 뒤 늑골골절 등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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