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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 실종 모란시장…구제역·강추위 직격탄

지난 추석의 절반이하로 손님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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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다 강추위까지 오니까 사람들이 안와서 정말 미치겠습니다. 설 대목은 커녕 이러다 우리 상인들 다 드러눕게 생겼습니다"

24일 오전 10시 30분 설을 열흘 앞두고 대목장이 열린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은 영하 10도를 넘어서는 기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46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 5일장으로서 한창 잘 나갈 때 장날마다 전국에서 10만여명이 찾아왔다는 곳이지만 시장 어느 한 곳에서도 북적거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선 노점상인들이 살을 에는 듯한 추위속에서도 좌판을 벌여놓고 손님들 맞을 채비를 끝냈지만 모란시장은 설을 맞아 찾아온 손님보다도 오히려 상인들이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시장에서 제일 먼저 만난 이불 상인 이모(70.여)씨는 "지난번 추석때에도 오늘보다 좋았어. 아무리 손님이 없어도 추석 때 절반도 안 오면 어떻게 사냐"며 큰 한숨을 토해냈다.

이씨 옆에서 난로와 칼, 등산장비 등 공구를 파는 박모(68.여)씨도 "이러다가 우리 노점상인들 다 길가에 드러눕게 생겼다"며 박씨의 푸념을 거들고 나섰다.

40년 넘게 모란시장을 지켜왔다는 박씨는 "온종일 물건을 팔아봤자 물건 떼온 값하고 점심값, 트럭 기름 값을 빼고 나면 정말 얼마 남는 것도 없다"며 "오죽하면 대목인데도 평소 장날보다 물건을 적게 가져왔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평소 쌓였던 불만이 많아서인지 상인들의 푸념과 하소연은 자연스럽게 재래시장과 노점상의 생존권에 대한 성토로 바뀌었다.

이불 상인 이씨는 "대형마트가 미끼상품으로 손님들을 다 끌어가니까 재래시장에 손님이 없어 노점상의 수익이 엄청나게 줄었다. 대형마트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대형마트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공구 상인 박씨는 "구제역 때문에 노점상 이동을 막는 바람에 여주 장에도 못갔다"며 "아무리 구제역 때문이라고 하지만, 여러 장을 돌며 하루 벌어 먹고사는 노점상에 대한 대책은 마련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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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가 얘기하는 동안 단골손님이라며 찾아온 주부 2명에게 7천원짜리와 1만원짜리 베개를 판 이불 상인 이씨는 "여기 찾아오는 손님 대부분이 단골이어서 그나마 우리가 먹고 산다"고 귀띔을 했다.

이씨의 말처럼 명절을 앞두고는 항상 모란시장을 찾는다는 분당 주민 한모(73.여)씨는 "물건값이 마트보다 조금 싸서 10년 넘게 모란시장에 와 한 상인에게서 조기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선지 한 시간이 넘어서면서 모란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이었지만 생선, 과일, 곶감 등 제사용품을 파는 일부 노점과 어묵과 핫도그 등을 파는 곳 외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모란시장에서 28년째 과일 장사를 하고 있다는 김모(74.여)씨는 "날씨가 너무 춥고 눈도 많이 와서 사람들이 안 오는 모양이다. 그래서 물건을 조금 가져왔는데, 다 팔리려나 모르겠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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