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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박완서와 닮은 '친절한 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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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 '친절한 복희씨'를 일독한 건 지난 3년 전 이때쯤인 2008년 1월이다. 주인공인 이영애가 "너나 잘 하세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유행어의 모태였던 영화 '친절한 금자씨'는 '친절한 복희씨'를 읽기 전에 보았다. 복희씨와 금자씨 모두 '친절하다'는 공통의 제목이 눈에 띈다.

그렇지만 소설과 영화처럼 친절한 두 여자의 삶은 과연 순탄하기만 했을까? '친절한 복희씨'에는 단편소설 아홉 편이 등장한다. 버스 차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상경한 복희씨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시장터의 한 부자상인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 홀로 된 주인남자에게 여러 차례 강간을 당한 후 임신이 되자 엉겁결에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복희씨는 집에서 가출할 때 가지고 나온 검은 고약과도 같은 아편 덩어리를 평생 간직한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자신을 능멸한 주인남자를 죽이고야 말겠다는 독한 마음이 근저이다. 그러나 복희씨는 자식을 넷이나 낳고도 자신의 남편이 된 중풍환자 주인남자를 실제로 살해하려는 그 어떤 행동도 보이지 않는다. 복희씨는 비록 원수와도 같은 남편이었으나 그와의 사이에서 난 네 명의 자식을 사랑했다.

그같은 결론은 사람은 환경의 동물로 진화한다는 원칙론과 체념, 그리고 결국엔 자신의 인생에 순응하고야 만다는 명제의 반향(反響)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마치 가난에 찌든 이는 결국 그 가난을 합리화하는 쪽으로 마음의 물꼬를 트고 때론 그걸 운명으로까지 인정한다.

박완서님의 추모열기가 더해지면서 법정스님의 타계 이후에 생성된 고인의 도서 구입 열풍이 다시 불 조짐이 보인다. 박완서님은 아동도서에서부터 소설, 그리고 수필집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작가였다.

박완서님은 40살에 등단하여 40년 동안이나 젊은 작가들을 능가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셨다. 그러한 모습이 박완서님과 그의 저서 '친절한 복희씨'의 닮은꼴, 예컨대 4와 40의 어떤 함수관계는 아니었을까 싶다. 고인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며 저승에서도 왕성한 필력을 맘껏 발휘하시기 바란다.

홍경석 SBS U포터

http://ublog.sbs.co.kr/casj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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