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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토리] "내 자식 같아" 독수리 아빠의 희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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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늘의 제왕이라는 독수리, 한국선 신세가 처량합니다. 농약 중독으로, 먹이 부족으로, 목숨 부지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독수리 지킴이 한 분 소개합니다. '독수리 아빠'를 자처하는 남편덕에 아내도 독수리 엄마가 됐습니다.

<人스토리>의 주인공 한갑수 씨입니다.

높은 창공을 가르며 미끄러지듯 나는 독수리.

용맹스런 자태로 '하늘의 제왕' 임을 뽐내는가 하면, 또 다른 무리는 논밭에서 겨울 볕을 쬐며 여유롭게 노닙니다.

그런데 지난달 14일 임진강변에서 독수리들이 떼죽음 당한 채 발견됐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뛰어온 사람은 한갑수 씨.

인근 지역 주민들이 독수리 아빠인 그에게, 가장 먼저 알린 것입니다.

[이혜승/아나운서 : 독수리 처음 발견했을 때 심정이 어떠셨나요?]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살려달라고 아기 우는 소리로 '꽉꽉' 우는데 독수리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려요. 그걸 보고서 사실 많이 울었어요. 우리 집사람도 펑펑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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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보호협회 회원이기도 한 그가 독수리들을 치료하고 보살피는 일을 시작한 건 15년 전, 집근처를 지나다 굶어 죽어가는 독수리들을 발견해 먹이를 주면서부터였습니다.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옛날에 어려서 저희 집이 무척 가난했어요. 그런 것을 어려서 겪어봤기 때문에. 짐승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옛날 일이 생각나서 독수리한테 잘 해줘야겠다.]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는 매년 10월이면 중국이나 몽골에서 먹이를 찾아 우리나라에 오는 겨울 철새입니다.

그런데 매서운 외모와는 달리 먹이 부족으로 굶어 죽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독수리들은 사실 불쌍해요. 사냥을 할 줄 모르고 동물이 죽어 있는 거 주워 먹으러 돌아다니거든요. 죽은 동물의 사체를 깨끗이 먹어 치워주는 것도 고맙고 독수리가 비행하는 거 보면요. 진짜 멋있어요.]

이런 마음 때문에 오토바이 수리라는 생업보다는 독수리 보살피는 일이 본업이 돼버렸습니다.

독수리 한 마리는 하루에 평균 1kg의 고기를 먹습니다.

1천여 마리 이상이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있으니 먹이 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한 번 먹이 싣고 들어갈 때 약 1.5톤에서 2톤을 주죠. 주게 되면 양이 약 700마리가 이틀 먹을 분량이 되죠. (동네) 양돈하시는 분들이 (고기를 그냥 주시거나 가격을 낮춰서) 많이 도와주세요.]

처음엔 혼자 집 뒤편에 새장을 만들어 굶주리거나 다친 독수리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유별난 독수리 사랑이 알려지자 정부가 2년 전 독수리들의 쉼터를 마련해줬고 먹이비용도 일부 대주고 있습니다.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아침에 (독수리 쉼터) 사무실에 나와서 독수리나 주변 야생동물 먹이 주고, 물 갈아 주고 주변 청소하고 나면 야간에는 밀렵 단속도 다니고 있죠.]

이제는 독수리가 친자식처럼 느껴집니다.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밥 줄게 알았어. 괜찮아.]

자연스레 독수리 아빠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아빠 왔다 배고프지? 아빠가 밥 줄게' 이렇게 하면서 제가 대했어요. 그랬더니 저한테 (사람들이) 독수리 아빠라고 별명을 붙여 준거죠.]

청소에서부터 먹이준비까지 열심히 도와주는 아내지만, 남편이 가끔은 야속하기도 합니다.

[김숙향/한갑수 씨 부인 : (독수리에) 매달리면 가정에 소홀해질 것 같아서요. 좀 반대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이해할 것 같아요. 조금은.]

가족에게 미안함을 감출 수 없지만 그동안 살려낸 독수리만  수백 마리.

이 독수리들이 움츠린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 때면 짜릿한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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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의 가장 큰 희망은 무엇일까?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이 독수리들은 사람을 해하지 않고 또 살아 있는 동물은 절대 잡아먹지 않습니다. 닭 하고도 같이 놀고 토끼하고도 같이 노니까 지금 여기 있는 독수리들한테는 좀 따뜻하게 대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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