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물 학대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재미삼아 혹은 화풀이로 개와 고양이를 마구 죽입니다. 구제역 돼지 생매장도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지구의 주인이 꼭 인간일까? 인간에게 섬뜩해집니다.
조정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양주시의 건설회사에 다니는 김보영 씨는 지난 12월 30일 끔찍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회사 마당에서 잘 키우던 어미개 뽀순이가 무참히 살해된 것입니다.
인근 개천에서 발견됐을 때는 둔기에 맞아 폐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김보영/피해자 : (개를) 개천 쪽으로 끌고 가서 죽이고 버린 것을 찾아오셨다고 들었거든요.]
보영 씨는 어미 잃은 새끼 검댕이를 유기견 보호시설에 맡긴 뒤 뽀순이를 앞마당에 묻었습니다.
그 즈음 양주 일대에서는 키우던 개가 없어지거나 살해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이 사건이 불거진 뒤 개를 키우는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풀어 키우던 개도 이렇게 우리 안에 가둬 놓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현장 근처에서 CCTV 화면을 확보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어슬렁거리다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수사 결과 인근의 고등학생 7명이 동네 개 9마리를 연쇄적으로 도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생들은 '재미삼아' 개를 죽였다고 진술해 충격을 던졌습니다.
양주시 개 연쇄 도살사건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사이트에는 양주시 일대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개가 18마리에 이른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범인 검거에 현상금도 걸리고 토론방에는 비난글이 폭주했습니다.
[박소연/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 잘못된 영웅심리, 그리고 약한 존재인 동물들을 괴롭히면서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을 또 다른 관심으로 받아들이는 이상심리가 작용한 것 같습니다.]
동물 학대사건은 급증 추세입니다.
학대당한 고양이의 모습을 인터넷에 올리는가 하면, 변심한 애인의 애완견을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남자친구와 다툰 뒤 홧김에 이웃집 고양이를 발로 차고 10층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여성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 여성은 이례적으로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의 무거운 형벌을 선고받았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집계를 보면 동물학대 신고 건수는 5년 전에 비해 10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가 심각한데도 우리사회는 동물학대를 가볍게 다뤄왔습니다.
동물학대 가해자에게는 절도나 재물손괴죄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을 재산으로 간주할 뿐, 학대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과 주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해 8월 처벌 규정을 강화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벌금 상한액을 두배로 늘리고 징역형을 신설했지만 국회 통과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선진국의 동물보호법에 비하면 아직도 빈약한 실정입니다.
[안유영/농림수산식품부 사무관 : 지금 추세도 동물의 생명보호라는 차원으로 흐름이 굉장히 강화되고 있고, 독일이나 EU같은 경우에는 동물자체의 권리, 동물권이라는 개념까지 도입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 국가'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생명중시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