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20일은 '대한(大寒)'이었습니다. 절기상 가장 춥기 때문에 '클 대'자를 써서 이름 붙였는데, 실제 속담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흔히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왔다 얼어죽었다'고 말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먼저 기록부터 보겠습니다. 대한인 20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0.5도, 철원은 영하 18.9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소한인 지난 6일 아침 기온은 서울이 영하 9.8도, 철원은 영하 17.5도였습니다. 올해는 대한이 소한보다 더 추웠던 셈입니다.
그러면 실제 역대 기록은 어떨까요. 1980년 이후 32년간 서울의 최저기온 기록을 보면 소한이 대한보다 추웠던 날이 17일, 대한이 소한보다 더 추웠던 날은 15일입니다. 기록상으로는 소한이 대한보다 약간 더 추웠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역대 평균기온 역시 소한은 영하 6.4도, 대한은 영하 5.8도로 소한이 더 춥습니다.
그럼 속설처럼 실제로도 소한이 더 추운데, 왜 대한과 소한의 이름이 뒤바뀌지 않을까요? 답은 '24절기의 기원'에 있습니다. 24절기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 우리나라 중부지방이 아닌 중국 화북지방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주(周)나라 시대, 태양이 지나가는 황도(黃道)를 따라 360도를 15도씩 잘라 24등분해 입춘부터 대한까지 순서대로 배열한 것이 이 24절기인데, 지리와 위도의 차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실제 날씨 변화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름은 대한이 더 추운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이 더 춥습니다. 만약 기준점을 중부지방의 서울이 아닌 남부지방으로 옮긴다면 소한과 대한의 차이는 더 커집니다. 이미 1월 20일이면 남부지방에서는 추위가 한 고비를 넘긴 때입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부산에서는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갈 엄두도 못 낸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올해는 추위가 워낙 길게 이어져서 소한인지 대한인지 실감이 안 난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오늘까지 거의 한달 가까이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이어지는 긴 한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추위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북극진동의 여파로 강력해진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최소한 2월 초까지는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계속되겠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추위가 길게 이어지고 있지만 지구는 여전히 더워지고 있습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경향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전 지구기온이 기온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와 동태평양 일대, 서유럽 등에서는 이상 저온현상이 기록됐지만 반대로 캐나다와 알래스카, 북대서양, 동유럽과 중동 등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지역별 기온 편차가 매우 심한 것으로 기록된 한 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