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가 올해부터 의무화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의 위원 구성 비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교직원, 학생, 전문가 중 어느 한 측의 비율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는 등 원론적 수준의 규정만 내놓으면서 상당수 대학에서 "대학이 부당하게 학생 대표 비율을 낮춘다"는 총학생회측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강대 총학생회는 학부생 대표의 비율이 너무 낮다며 이미 출범한 등심위의 참여를 두 차례 거부하고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 대표가 총학생회장과 대학원 총학생회장, 경영전문대학원(MBA) 원우회장 등 3명으로만 구성돼 등록금을 가장 많이 내는 학부생 측 의견이 적게 반영됐다는 게 총학생회 주장이다.
총학 관계자는 "대학 측 위원도 학생보다 1명이 많은 4명이다. 학부 3명과 대학원 1명으로 학생 대표를 새로 짜고 대학과 학생 비율도 4대 4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에서는 외부 전문가 지정이 논란이 됐다.
약 한 달의 논의 끝에 대학ㆍ학생 대표를 동수로 하는 것은 합의됐지만, 학교 측이 외부 전문가 1명을 위원으로 임명하는 것을 두고 총학이 "학생 측도 전문가 1명을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해 협상은 무산됐다.
대학 측이 올해 학비 동결을 선언한 서울대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등심위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교직원 2명, 외부 전문가 2명, 학생 2명, 기성회 이사장 1명의 위원 구성이 확정됐지만, 총학이 "대학이 전문가 추천권을 독점해 결국 학교ㆍ학생 구성비가 5대 2가 된다"고 반발한 것이다.
서울대는 전문가 1명의 지정권을 학생 측에 주는 방안을 총학과 협의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화여대에서는 총학이 교직원 4명, 학생 대표 3명, 외부 전문가 1명의 대학 측 방안을 반대해 "학교ㆍ학생 대표를 동수로 구성하자"며 협상을 요구한 상태다.
중앙대는 지난해 총학 투표가 무산되자 "학생 측 대표 단체가 없다"며 등심위 구성 논의를 아직 시도조차 못 하고 있다.
등심위는 애초 각 대학이 운영 여부를 정할 수 있었지만 "학내 구성원 논의를 토대로 학비를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며 의무 기구가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등심위의 운영 지침을 발표했지만 '위원수는 7명 이상', '학부모와 동문 대표는 전체 7분의 1 이하' 등 기본적인 원칙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위원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별 사정이 너무 달라 위원회 구성비에 대한 세세한 가이드라인은 만들기 어렵다. 대학이 각자 합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