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5년안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게이츠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향후 5년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 중이라는 것은 한미 군당국의 공통된 평가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ICBM 개발에 착수해 1998년 대포동 1호와 2006년에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했다. 대포동 2호는 사거리가 6천700㎞로 추정되지만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다.
특히 2009년 4월 발사한 3단 추진체의 장거리 로켓은 2.3단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3천200km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 낙하했으며, 이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진행한 장거리 로켓의 시험발사 사례 중 가장 멀리 날아간 것이다.
미.러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등에 의하면 ICBM은 사거리가 5천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론상 북한이 앞으로 사거리를 최대 2천300km 이상 늘린다면 ICBM 개발국 반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의 최대 사거리가 아직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다는 추정도 이론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분야 전문가인 한국국방연구원(ICBM)의 김태우 박사는 "북한은 이미 '광명성 로켓' 등의 발사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ICBM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면서 "최대 사거리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박사는 '북한이 향후 5년내 ICBM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양국의 공통된 평가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양국이 그런 평가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월레스 그렉슨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작년 9월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발사 실패는 북한의 ICBM 역량이 아직 세련된 기슬 수준까지 도달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 미사일은 이론상으로 미국 영토를 공격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게이츠 장관은 "비록 북한이 ICBM을 손에 넣게 될지라도 그들은 매우 제한적인 능력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개발 중인 ICBM이 아직 미완성이라는 평가와 달리 ICBM에 탑재할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 박사는 "북한은 수십 년간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연구해왔기 때문에 현재 상당한 수준으로 기술이 진척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핵군축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도 작년 10월 한미문제연구소(ICA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이 트럭으로 운반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를 개발하는 작업을 순조롭게 추진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군당국도 북한이 ICBM과 함께 이에 탑재할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조만간 확보할 것으로 공동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ICBM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는 등 과거 '확산 위협'에서 '직접타격 위협'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기존 '확산 위협'에서 '직접타격 위협'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특히 게이츠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미사일과 핵실험의 중단 대신 모라토리엄(유예)을 주문한 것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일정기간 기술의 진척을 막겠다는 유화적인 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