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동반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이건희/삼성전자 회장 : (대·중소기업 상생은)단순히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요. 한국경제의 근간이라고요.]
정부도 대기업도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합니다.
상생 분위기에, 롯데마트는 야심차게 기획한 '통큰 치킨'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노병용/롯데마트 대표이사 : 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큰 이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대기업 그룹들은 피자나 치킨 뿐만 아니라, 공구유통에서 문방구, 포장업까지 '돈되는 사업이라면' 업종을 따지지 않고 진출하고 있습니다.
사교육 열풍과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는 학원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기간통신사인 KT의 경우 온라인학원 계열사를 만들어, 대입 강의 뿐아니라 특목고 대비 입시컨설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두산그룹은 공부방사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대상그룹도 작년 수십개의 보습학원을 인수했습니다.
[배종선/교육서비스업체 고문 :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스타강사들을 몇배씩이나 몸을 부풀려 스카우트해가는 바람에 중소학원들은 많은 강사들을 뺏기고 운영을 할 수 없는.]
지난해에만 삼성은 음식료업과 시설경비업 롯데는 화장품도소매업을 GS는 청소용역 등 시설관리업을 새 계열사로 편입시켰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위 15대 그룹의 계열사는 3년전에 비해 207개, 44%나 늘어났습니다.
이 가운데 76%가 비제조 서비스업이었는데, 건설과 부동산 임대업이 55개로 가장 많았고 교육업, 출판과 영상, 운수 창고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주로 포진하고 있는 업종에, 대기업 계열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셈.
[김세종/중소기업연구원 박사 : 우리대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전기전자분야는 경쟁이 치열해서 수익을 낼 수가 없고요. 그러다보니 자본력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출자총액제한제가 폐지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된다는 대기업들의 주장으로 출총제가가 폐지된 이후 15대 기업의 출자총액은 3년 전 대비 85%나 급증한 반면, 실상 R&D나 설비투자 등 투자액은 8.4% 증가에 그쳤습니다.
[권오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출총제 때문에 투자를 못하겠다던 대기업들의 주장과는 달리 막상 규제가 풀리니까 계열사 확장을 통한 몸집을 불리면서 서민업종으로의 진출이 이루어진셈입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3년전 폐지된 중소기업고유업종을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이마저도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입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실제론 막강한 '돈과 사람'의 힘으로 중소기업 영역마저 싹쓸이해가는 재벌그룹.
대기업-중소기업의 진정한 '상생'을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