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묘년(辛卯年) 첫 화두로 '동반성장'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장은 3일 오전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삼성은) 주주와 고객, 협력업체는 물론 우리의 모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사회적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특히 협력업체는 삼성 공동체의 일원이며 경쟁력의 바탕이기 때문에 협력업체가 더 강해질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 추진 방침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중소기업을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긴밀히 협력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업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중산층 복원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일들은 공정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과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도 이날 대통령의 신년사를 염두에 둔 듯 "대통령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얘기했는데, 난 예전부터 (그것에 관해) 떠들어왔다"며 "이것은 단순히 대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근간이다. 영세, 중소기업을 돕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대기업을 돕는 것이다"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삼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할뿐 아니라 대-중소기업 상생이 단순히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대기업에도 득이 되는 활동이란 자신의 오래된 철학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이 회장의 '상생경영론'은 뿌리가 깊은 편이다.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질(質) 중시 신경영'을 선언했던 1990년대 초반부터 전 임직원에게 '하청업체'라는 말 대신 '협력사'라는 말을 쓰도록 하면서 '구매의 예술화'를 통해 협력사와의 파트너십과 구매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는 최근에도 "조립양산업의 관건은 협력업체 육성이다. 관계사보다도 더 건전하게 키워야 한다. 협력사 사장의 시간, 재산, 인생 전부를 걸고 제 자식까지 물려줄 수 있도록 전력하는 협력업체를 키워야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오고 사업경쟁력이 있게 된다. 이런 협력업체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따라 우리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협력업체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삼성은 이 회장의 이 같은 철학에 따라 올해부터는 지금까지보다 한차원 높은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의 동반성장 정책에는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 추진뿐 아니라 사회적 기업 육성과 미소금융ㆍ기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망라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만큼 커진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이라며 "신설된 미래전략실도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 추진에 많은 역량을 할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