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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중국 어선 침몰' 뉴스에 대한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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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 함정을 들이받고 침몰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의 외교적 무능과 중국의 무례한 외교적 대응이 크게 대두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한국정부의 무능과 중국정부의 외교적 결레를 비난하는 것 이외에 이 사안이 본래 지니고 있던 불법성 측면을 비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해경 경비함이 서해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과 충돌한 것은 지난 12월 18일 낮이었습니다. 이에 18일 SBS 8시뉴스는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고 전복된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서 중국 선원들이 우리 해경을 폭행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법적인 일에 대처하는 우리의 외교자세입니다. 22일 보도에서는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대응이 보도 되었는데, 중국은 "한국은 실종 선원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책임자를 엄정 처벌해야하며 피해 선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보도는 한중관계를 고려하여 외교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대응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중국은 원만히 해결하자는 방침을 전했지만, 이미 외교적 결례를 보인 이후입니다.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우리나라를 공격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23일 SBS 보도는 중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의 외교를 비판하기보다 외교적 상황을 단순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후속보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SBS 뉴스는 중국선원을 처벌없이 석방한 것에 대해서 저자세 외교의 논란이 있다는 사실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외교적 마찰을 피하는데 집착하느라 우리 정부가 너무 저자세로 사태를 마무리 지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만 밝힐 뿐, 외교부에 대한 비판은 없었습니다. 이러한 SBS의 보도태도는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이 있었던 센카쿠 열도, 중국명 다오이다오 영해의 사건에 대한 중국과 일본 언론의 반응과 크게 다릅니다.

당시 중국과 일본의 언론은 해당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양국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기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압력을 가했습니다. 양국의 언론이 다소 감정에 치우쳐 자국중심주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 문제이긴 하였지만, 정부의 주권 수호의 의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은 적절하게 수행했다고 평가됩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양국 정부간의 대응에만 주목한 채 사안의 불법성에 대해 나름의 비판적 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외교는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고 실리를 우선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실리외교의 주장은 국민의 자긍심에 크나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같이 외교적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에 외교적 실리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긍심도 고려하는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나 연말 연시가 되면, 우리 언론은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에 주목하고 사랑을 나누는 훈훈한 봉사 활동들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러한 보도 경향은 연말 연시에 나타나는 전형의 보도경향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시청자들의 감성에만 소구할 뿐 이들이 처하고 있는 근원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12월 23일 SBS 8시 뉴스는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과 노숙인들이 어렵게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함에 내는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보도에서는 기부를 하는 이웃들의 인터뷰를 담았는데, 모두 개인적 나눔의 의미를 강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24일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8시뉴스는 자선냄비에 모여드는 기부의 손길을 보도하였고, 나눔 봉사자를 초청해 그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방송된 여러 기사들 중에서도 가장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은 반신불수 아버지를 돌보는 중국의 세 살짜리 아이에 관한 소식이었습니다. 아이가 아버지를 돌보는 장면들을 상세하게 보도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성탄절 이브의 소식으로는 매우 감동적인 소식들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보도들 가운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저소득자들이나 가난한 국민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구축이나 사회 지도층의 기부 문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즉 성탄절이나 연말연시의 불우이웃 관련 뉴스가 개인의 아름다운 인간미를 중심으로 보도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지닌 구조적인 모순과 문제점들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처럼 구조적인 문제들은 도외시 한 상태에서 특정 정치 지도자의 인간적인 모습만을 조명하는 보도는 그것이 아무리 연말연시의 전형적인 보도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언론의 사회 비판적 기능을 상실한 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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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바로 그러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 지도자들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편 이 맘 때의 보도는 일반적인 사건들도 성탄절 분위기와 연관 짓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25일 8시뉴스는 강추위 속 화재 소식을 전하면서 "반지하방에서 불이 나면서 아이들 2명과 성탄절을 보내던 어머니가 숨졌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전기장판 과열에 의한 사고로 '성탄을 보내는 행위'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크리스마스라는 성스러운 날을 맞이하여 안타까운 소식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성탄절이라는 행복과 가족의 비극을 대비시키는 것은 지나친 감성적 접근입니다. 또한 이 보도 역시 어렵게 두 아이를 돌보고 살아가던 20대 여성의 빈곤한 삶과  보육정책이나 복지정책 등의 문제점을 연계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성탄절을 비롯한 연말연시의 뉴스방식은 아주 정형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이전에 지적한 바 있던 '명절 저널리즘'과 유사하게 '연말연시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연말연시'라는 시기적 분위기를 많은 사안들과 연계시켜 해석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감성만 자극하고 정작 사안의 본질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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