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사람을 걷어차 다치게 했다는 황당한 누명을 쓰고 기소됐다가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명예를 회복했다.
28일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김모(54)씨는 대구의 한 투자회사 사무실에서 이 회사 직원 윤모씨의 가슴을 발로 차 전치 4주의 갈비뼈 골절상을 입혔다는 혐의(상해)로 약식기소됐다.
김씨는 투자실패 문제로 윤씨와 다투다 목 뒷부분을 손으로 한 차례 때렸을 뿐 가슴을 차거나 갈비뼈를 부러뜨린 적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 검찰과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자가 제출한 상해진단서, 목격자 진술, 김씨의 폭력 전과 등 범행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와 정황이 뚜렷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김씨는 군 복무 시절 허리와 다리를 다쳐 엉덩이 부위의 고관절을 50도 이상 굽힐 수 없어서 사람의 가슴 높이로 발을 들어 올리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씨의 요청으로 법률구조에 나선 공단은 ▲김씨의 신체상태로는 발차기할 수 없다는 점 ▲피해자가 사건 당일 치료받은 부위는 가슴이 아니라 머리와 허리라는 점 ▲상해진단서가 사건 발생 한 달 뒤 발급됐다는 점 ▲윤씨와 목격자 진술이 일부 다르다는 점 등을 근거로 무죄를 강력히 주장했다.
공단 측 변호인의 집중적인 추궁에 윤씨는 법정에서 "사실은 상해진단서를 받기 며칠 전에 회사의 부도로 다른 사람과 싸운 일이 있다"고 털어놓아 김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폭행으로 다쳤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김씨가 여러 건의 폭행 사건을 저지른 전과자이기는 하지만 다리를 사용한 폭력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도 김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해 억울함을 풀어줬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