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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는 갖가지 기록 경신 중

법안 발의 폭증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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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의 세번째 정기국회가 '폭력'과 '우격다짐'으로 법정기일인 12월 9일을 지키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18대 국회는 3년 연속 예산안 강행, 날치기 처리를 비롯해 여러 부문에서 기록의 국회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 국회의 임무에 충실했다는 증거가 될 만한 기록이 있으니, 바로 '법안 발의 건수'입니다.

의원 발의 건수만 놓고 따져보면(정부 발의를 합쳐도 마찬가지지만) 12월 20일 현재 8,475건인데요, 17대 국회 회기 동안에 전체 발의건수가 역시 의원만 따지면 6,387건, 16대에서는 1912건, 15대는 1,144건, 14대는 321건입니다.

발의 건수만 놓고 보면, 88년에 시작된 14대 국회를 기준으로, 17대 국회는 20배, 아직 1/4 정도가 남은 18대 국회는 현재까지만 해도 28배 가량이나 더 많이 일한 셈입니다.

(왜 이렇게 의원 발의 법안이 늘었을까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요. 일단 16대에 비해 폭발적으로 발의 법안이 늘어난 2004년 17대 국회의 경우엔, 탄핵 바람을 타고 초선이 대거 등장, 국회의원의 절반 가량이 물갈이 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386 출신이 상당수였던 17대 국회, 또 초선 의원들이 의욕적으로 의정활동을 했다는 해석이 있고요, 18대 국회도 그런 면에서 비슷합니다. 또 하나는 17대 국회 이후부터 부쩍 강화된 시민사회단체들의 정치권 감시 활동…국회의원들에 대한 외부의 의정평가가 정례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그 주요 평가 기준에 법안 발의 건수가 들어갔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아무튼 법안 발의는 많이 했으니 양적으로는 18대 국회, 참 일을 많이 했고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양적인 분석·법안을 낸 다음에 처리는 어떻게 했을까요.

이번에는 법안이 얼마나 처리됐는지 처리 건수, 반대로 얼마나 처리되지 않았는지 미처리, 계류 건수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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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의원 발의 법안 8,475건 중에서 현재까지 처리된 법안은 가결, 부결, 폐기, 철회를 포함해 2,889건, 미처리, 계류 중인 법안은 5,586건입니다.(비율로 보면, 처리법안이 34.1%, 계류법안은 65.9%죠)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법안이 발의되면(법안 발의는 정부와 국회의원만이 할 수 있죠)

=> 상임위로 배당이 되고,

=> 상임위에서는 일단 법안을 상정한 뒤 심사.  법안소위로 넘겨서 심사를 하고 제정법안의 경우엔 공청회도 열고 등등 심사 과정을 거쳐

 => 전체회의로 넘기고, 전체회의에서도 심사한 뒤 표결 등의 과정을 거쳐 가결 처리하면 이제 법제사법위 단계로 가게 됩니다.(부결되면 그 법안은 18대에서는 소멸. 일사부재의에 따라서죠.) 법사위는 자구 수정, 다른 법과의 충돌 여부 등을 확인해 조정하는 단계인데, 요즘엔 야당에서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여기서도 법안 내용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어쨌든 법사위 단계를 통과하면 비로소 본회의로 가게 되고

=>본회의에서 가결 이후 정부가 공포하면 비로소 시행 단계로 가는 것입니다.(기억을 더듬어보면 다 사회 과목 시간에 배웠던 것도 같습니다만;;)

발의된 법안이 이 단계의 어딘가에 있는 걸 '계류'라고 하는데요, 이 계류 상태가 18대 국회 회의가 마감될 때까지 이어지면, 즉 19대 국회로 넘어가면 이 법안들은 자동 폐기됩니다.

현재 18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8,475건 중에 계류 법안 5,586건 중에서 '일부'는 18대 안에 처리되지 못해서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17대에서는 의원 발의 법안 6,387건 중에서 1,443건이 가결, 부결, 철회 등으로 처리됐습니다. 나머지 4,944건은 폐기됐는데요, 이중 99% 이상은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된 것으로 보입니다.(비율로 보면 22.6%가 처리, 77.4%의 법안이 폐기.) 16대는 의원 발의 법안 1,912건 중에 70.7%인 1,351건이 폐기돼 29.3% 처리, 15대는 1,144건 중 56.9%인 651건 폐기로 43.1% 처리.

표로 정리해보면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18대 국회에서 비율로만 보면 처리 건수가 좀 개선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처리 법안에 폐기가 포함돼 있습니다. 즉 회기 만료로 폐기된 게 아니라, 중간에 폐기된 법안까지 폐기에 넣어 계산하면 훨씬 처리비율이 낮아집니다.(아마, 이 중간값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리하면, 18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 건수는 17대에 이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만, 법안 처리 실적은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인과관계를 명쾌하게는 아니더라도 짐작케하는 단서들을 몇몇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다음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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