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영교도소가 등장했습니다. 민영화의 물결이 교정 기관으로까지 넘친겁니다. 당장은 종교기관이 주도했는데 교정, 예산 등등 걱정과 궁금증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김흥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군의 한 산자락, 도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최신식 건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
지난 7일 준공식을 갖고 공식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이귀남/법무부 장관 :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오늘 첫 발을 내딛게 된 것 같습니다. 국가발전에 크게 이 바지하는 교도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용인원은 최대 360명.
보통 1천 명 이상을 수용하는 일반 국영교도소에 비하면 '미니 교도소'입니다.
'종교를 통한 교정'을 목적으로 기독교계 재단이 설립한 만큼 일반 국영교도소와는 분위기도 사뭇 다릅니다.
수감실마다 커다란 창문을 내 햇볕이 잘 들게 했고, 벽걸이형 TV와 책장도 구비했습니다.
화장실에는 칸막이를 설치해 쾌적한 느낌마저 듭니다.
5백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대강당과 최신 의료시설, 그리고 모든 수감자들이 직원들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복도에는 미술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정서적인 안정을 고려한 것입니다.
[천화상/방문객 : 우리가 생각하는 삭막함이 없고 편안함이 있네요. 그림 같은 걸 보니까.]
더 큰 특징은 수감자의 내적 치유를 위한 교정 프로그램에 있습니다.
먼저 자원봉사자들이 재소자들과 일대일 멘토 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가지는 멘토링 프로그램.
[권중원/소망교도소장 : 자원봉사자들이 6백 명쯤 되는데 일대 일 멘토링에 들어가서 한 사람 한 사람 그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사람들을 올 바르게 이끄는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대인관계 훈련이나 출소후 대비 교육,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화해 프로그램 등 국영교도소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프로그램도 도입됐습니다.
소망교도소는 이런 방식을 통해 재소자들의 재복역률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권중원/소망교도소장 : 지금 현재 재복역률이 22.4%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3%로 낮추겠다는 계획 하에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장점을 내세워 국내 첫 민영교도소가 출범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먼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재소자들의 교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교육과 종교활동에 익숙치 않은 재소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이백철/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 : 일종의 피로감을 느낄 수 있고 이런 결과로 어떤 프로그램의 참여를 거부한다거나 일정한 시설의 질서 유지에 방해가 된다거나 혹은 원래 국가가 운영하는 교도소로 이송을 원한다거나 이런 등의 문제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 대다수가 교정 업무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만큼 탈주나 안전사고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관리가 손쉬운 이른바 '저위험군'의 재소자들만 받아들인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징역 7년 이하나 전과 2범 이하 등 수용 자격이 제한된데다 마약이나 조직폭력 등의 중범죄자들은 수용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이백철/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 : 장기적으로는 고위험군, 영적인 접근이 필요한 심리의 변화와 사람의 변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그런 부류의 범죄자들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 80년대부터 민영교도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과잉수용을 덜기 위해 도입된데다 대부분 영리목적이어서 인권침해 등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망교도소는 운영비를 국영교도소의 90% 수준만 정부에서 지급받습니다.
종교 재단이 운영하는 만큼 교정.교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범한 민영교도소.
카톨릭이나 불교 등 다른 교계에서도 교정시설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망교도소의 성패 여부에 따라 국내 교정문화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