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비평] '북, 연평도 포격' 뉴스에 대한 비평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지난주의 모든 방송뉴스의 핵심 주제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었습니다. 6.25 한국전쟁 이후 우리 영토에 대한 대규모의 포격이었고, 그로 인해 민간인도 희생되었습니다. 이런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 우리 언론은 신속하게 보도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언론보도에 있어 많은 문제점들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연평도의 이상 징후는 이미 8월경에 감지가 되었습니다. 8월 1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9일에 북한이 총 110발의 해안포를 발사했고, 그중에 10여발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우리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군도 '백령도 북방으로의 해안포 사격은 NLL 남쪽 1 내지 2km 지점에 탄착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에 우리 군은 대북 전화통지문을 보내 해안포 사격을 정전협정을 위반한 중대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핵 억제력에 기초한 보복 성전으로 전쟁 맛을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섬뜩한 표현으로 위협했습니다. 문제는 우리 군의 대응이었습니다. 당시 우리군은 사격지점에 대해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못했고 대응 사격도 하지 못했습니다.

만일 8월경에 우리의 대응이 충분했다면, 연평도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록 SBS 보도가 우리 군의 대응 문제를 지적했지만, 보다 명확하게 비판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이는 일종의 환경감시 기능의 소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의 보도는 더 많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SBS는 사건이 발발한 이후부터 연일 연평도 소식을 핵심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도되는 내용들은 모두 단편적인 소식들로 이루어져 있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또한 이라크 침공 사진을 잘못 사용한 것과 더불어,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피격 당시의 영상은 오히려 공포담론을 생성하게 합니다. 물론 현재 상황은 북한의 위협을 실감하고, 대비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인들의 대피를 '피난'이라는 기호를 부여한 것은 과도한 심각성의 부여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또다른 문제점은 군과 언론의 심각한 소통 부재입니다. 연평도 도발에 대한 모든 보도가 심각한 통제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군의 소식통만 의지한 상태로 보도한 언론은 '오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준 전시상황의 위기라 하더라도 군과 언론의 유기적인 정보 공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공격은 6.25 한국전쟁 이후 남북간의 최대의 심각한 분쟁 사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은 당황하거나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보다 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임해야 할 것입니다. 군과의 원활한 정보 소통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언론의 기본적인 환경과 재난 감시기능에 보다 더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도발은 국지적으로는 남북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많은 국가들이 관여하는 국제적 분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외교적 관계로 이 사안을 해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언론은 현재의 분위기에 편승해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 않으며, 그에 따라 전문적인 시각 역시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인명 피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피해를 줬습니다. 이런 북한의 행위는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하며, 우리 정부 역시 의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국지적 분쟁 상황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점은 막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 외교관계입니다. 그 이유는 어떤 측면에서 분쟁을 종결하는 가장 큰 힘은 무력이 아니라 외교력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외교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은 외교적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미흡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국가들이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분쟁들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였고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이들 국가들을 활용한 다양한 외교적 해결책들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 역시 주변 국가들은 우리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 항모의 서해진입의 구실을 제공한 북한의 공격에 대해 불만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고 남한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혈맹국으로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으나 중국을 견제하는 군사적 실리 역시 얻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변국인 일본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여 군사 재무장의 구실을 획득하게 되었고, 또 하나의 강대국인 러시아 역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전개되는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은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가들의 외교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외교관계의 변화는 우리 언론의 주요 관심 사항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SBS 보도만 하더라도 각 국가의 입장과 대응을 단편적으로 보도할 뿐, 이들 국가들의 내면의 변화에 대해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가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외교적 방법을 통한 문제 해결의 대안 역시 제대로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11월 29일의 SBS 보도는 중국의 6자회담 제안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물론 북한도 회의적이라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6자회담을 거부하는 국가들의 입장만을 전달할 뿐, 6자 회담이 아니라면 또 다른 외교적인 해결책은 없는 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군인과 국민이 희생당하고 영토가 공격받은 상황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으며 무엇인가 보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언론은 차분함과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하며, 평화적인 해결 가능성을 모색해야 합니다. 바로 언론이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