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그제(11월 30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일반 휴대전화나 다른 스마트폰은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는 '착탈식'인데, 아이폰은 아예 전화기 내부에 들어가 있는 '내장형'이어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면 부품을 바꾸는 것처럼 아예 기판을 뜯고 배터리를 갈아야 했습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지난 1년 동안은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이 없어서 만약 배터리를 바꾸고 싶으면, 아이폰의 수리 프로그램에 따라 29만 원을 내고 '리퍼폰'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퍼폰은 다른 사람이 쓰다가 고장 나서 맡긴 것을 애플사가 재조립 과정을 거쳐 수리한 전화기입니다.)
이번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이 도입되면서 자기 전화기 그대로 배터리를 바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또다시 논란이 일었습니다.
가격 때문입니다.
물론 무상 수리기간 1년 안에 배터리에 결함이 있는 경우라면 무상 교환이 가능하지만,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환을 원하는 경우가 그보다 훨씬 많은데요.
그렇게 단순 불만으로 배터리를 교환하려고 하면 무려 14만5천 원이나 들게 됩니다.
이게 아이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인데, 500번 정도 충전을 반복하다 보면 배터리 효율이 80%선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하루에 한번만 충전을 한다해도 2년 정도 쓰면 배터리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스마트폰의 경우 아무래도 이것저것 사용량이 많다보니 배터리 수명이 좀 더 짧아지는 겁니다.
가뜩이나 비싼 돈을 주고 아이폰을 샀는데, 1년 만에 또 10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면 사용자의 입장에선 화가 날 수밖에 없겠죠.
일반 스마트폰의 착탈식 배터리는 2만8천 원 정도니까 5배 정도 비싼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보다 먼저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시작한 미국과도 비용 차이가 상당합니다.
미국에서는 배터리 가격이 69달러, 주문하면 4~5일 정도 있다가 받을 수 있는데 그 때 들어가는 배송비도 7~8달러 선입니다.
다 합쳐서 86달러, 우리 돈으로 10만 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미국 사용자보다 45% 더 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아이폰 사용자 스스로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게 미국에서는 DIY식으로 배터리 교환 세트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그 가격은 7.95달러에 불과합니다.
싸다고 해서 모조품인 것도 아니고, 아이폰 부품 납품업체에서 나온 정식제품인데도 말이죠.
국내 아이폰 사설 수리업체에서 배터리를 바꾸려고 해도 3만5천 원 정도면 됩니다.
아이폰 사설 수리업체 대표는 "아이폰 배터리를 바꾸는 건 아이팟 배터리를 바꾸는 것보다 쉬운 작업이다. 그런데 애플 공식 수리센터에서도 아이팟 배터리 교환 비용을 8만5천 원을 받는데, 15분이면 끝나는 아이폰 배터리 교환 비용을 14만5천 원이나 받는 건 소비자에게 과다한 비용 청구다"라고 말합니다.
애플코리아 측에선 14만5천 원은 일본과 같은 비용이라고 말합니다.
또, 아이폰 배터리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전화기 하판 자체를 아예 새걸로 갈아주는데, 그러면 아랫 부분이 새 부품으로 교체되는 것이니 소비자들에겐 오히려 이익이라고 설명합니다.
이것이 애플 본사의 정책이고, 일종의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는데요.
글로벌 시대를 이끄는 기업이니 전세계에서 자사의 방침을 고수할 수도 있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요.
일부 나라 소비자들에게만 부당한 대우를 하는 건 글로벌 기업이 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