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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무차별 포격…'허찔린 군' 환골탈태 시급

상정된 북 도발 예상유형 빗나가
천안함 피격이후 작전대비태세 보완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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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던 군은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북한군에게 허를 찔렸다.

북한은 지난 23일 연평도에 122㎜ 방사포와 76.2㎜ 해안포 170여발을 무차별 포격했고 이 가운데 80여발이 연평부대 주둔지와 레이더사이트, 민가 등에 떨어져 해병대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이 전사했고 민간인 2명도 목숨을 잃었다.

군은 80여발로 대응포격을 가해 북한군 해안포기지 주변에 탄흔을 남기고 교통호를 매몰시켰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9일째인 1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기습 포격 징후를 군이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포격 당일인 지난달 23일 오전 8시20분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우리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북측 영해에 대한 포 사격이 이루어질 경우 즉각 물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은 오전 10시15분부터 연평도 서남방 20~30㎞ 해상으로 사격훈련을 시작했으나 해당 구역이 우리측 영해이기 때문에 북측의 경고에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군은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 유형을 상정해 매뉴얼을 점검 보완해왔으나 북한군이 서해 도서에 직접 포격을 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한 군의 대응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57년간 (서해 5도에서의) 가장 큰 위협은 적의 상륙에 의한 섬 탈취"라며 "상륙 위협만 크게 보고 포격 위험을 부수적으로 본 것은 판단 미스"라고 말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북한군이 직접적인 포격 도발을 가할 것이라는 판단을 그간 소홀히 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군이 북한의 서해 도서 포격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은 연평도에 배치된 화력의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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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부대에는 병력 1천200여명, K-9 자주포 6문, 105㎜ 견인포 6문, 90㎜ 해안포, M-48 전차, 벌컨포, 81㎜ 박격포 등이 배치돼 있다. 그나마 K-9 정도가 괜찮은 수준이고 나머지는 육군이 쓰던 장비를 물려받은 것이다.

K-9 자주포(사거리 40㎞)와 155㎜ 견인포는 사거리가 길어 북한의 황해도 해안까지 사격할 수 있으나 105㎜(사거리 13㎞)와 81㎜, 벌컨포 등은 사거리가 짧아 침투전력에 대한 대응수단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2대가 배치된 대포병레이더(AN/TPQ-37)는 북한군의 첫번째 공격 때는 고장으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또 북한군의 공격에 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과 함께 연평도에 배치된 K-9으로는 해안포를 직접 타격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 23일 오후 3시12분 북한군의 두 번째 포격이 시작되기 3분전 F-15K 전투기 등이 임무전환했지만 포격이 실제 이뤄진 상황에서는 전투기로 대응하지 못했다. 합참으로부터의 공대지 응징 명령이 하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합참의 합동작전본부가 합참의장의 참모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군은 '비례성 원칙'의 교전규칙을 탓하고 있지만 작전 및 대비태세의 불비가 더 큰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군은 교전규칙을 문제삼고 있는데 이는 교전규칙의 본래 의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미 북한군의 최초 포격이 이루어진 다음의 문제는 합참의 판단 착오 또는 의지의 부족, 이를 실행할 작전태세의 불비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사건 당시 문제가 됐던 군의 대북정보수집 능력 및 판단력도 이번 사건에서 또 드러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은 연평도 북방 개머리지역의 후방에 있던 122㎜ 방사포를 전방으로 전개한 직후 연평도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해안포와 방사포를 발사한 북한 개머리지역의 후방에는 4군단 예하 포병부대의 후방지휘소가 있었는데 그 후방지휘소의 방사포와 병력이 개머리지역으로 전개됐으며, 이를 전개한 후 몇 시간 안돼 도발을 했다는 것이다.

군은 이번 사건을 "북한이 사전 치밀하게 계획한 의도적 기습 도발"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도발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기습'으로 치부하며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내륙 깊숙한 곳이 아니라 연평도에서 불과 12㎞ 떨어진 곳에서 도발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한 것은 대북정보 수집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군이 운용하는 전술정찰용 항공기인 RC-800은 최고 1만3천m까지 상승해 신호정보는 백두산까지, 영상정보는 금강산 이북지역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서 백두.금강 정찰기로 불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추가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유형을 재점검하고 철저한 '워-게임' 분석을 통해 육.해.공 합동화력으로 응징 보복할 수 있는 실전적인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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