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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진정한 '노익장'은 어디로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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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젊을 때의 업적으로 그려낸다. 기업과 회사의 실적과 운영도 그렇다.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안 게임에서 매달을 딴 사람들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도 그렇다. 그가 몸담고 있는 현재의 실적이 그를 보여주는 까닭이다.

은퇴한 이후는 어떨까? 기업에 있든 공직에 있든 목회사역에서 은퇴하든, 그 후에는 두 갈래 길로 나뉜다. 조용히 뒤로 물러나 있든지, 아니면 배후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하든지. 물론 그 관여라는 것도 아름다운 길과 부정한 길로 나뉜다. 다만 멋진 노익장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역에 있는 이들은 은퇴한 어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노병은 깃털 빠진 날개라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흰 머리에, 쇠약한 근육에, 이빨 빠진 노인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이다. 누가 그런 노인을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은퇴한 이들에겐 무시할 수 없는 노익장이 있다. 여태 쌓아 온 연륜과 경륜은 때론 세상을 움직이는 큰 힘이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레드'도 그랬다. 그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한 배우들이 윌리스 말고도, 모건 프리먼, 존 말코비치, 헬렌 밀렌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노땅들이나 다름없다. 나이 들어 연금을 타 먹고, 전화로 수다를 떠는 신세다. 그런데도 그들은 현직 CIA 요원의 왕성함을 무색케 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연금에 자기 삶을 기대던 프랭크도 마찬가지였다. 현역에서 은퇴하는 그는 전화로 대화를 나누던 사라와 진지한 꿈을 꾼다. 그런 프랭크를 CIA에서 조종하여 암살토록 하는데, 그는 옛 지략가요, 폭탄전문가요, 암살계의 대모를 모두 동원하여 현 CIA의 부정과 맞대결한다. 그리고는 확실하고 깔끔한 승리를 거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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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스토퍼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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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노익장을 과시한 영화는 비단 '레드'만이 아니었다. 덴젤 워싱턴과 크리스 파인 주연의 '언스토퍼블'도 마찬가지였다. 덴젤 워싱턴이야 관록 할 만한 배우요, 크리스 파이는 신참내기였다. 둘은 기관사 없이 폭주하는 기차를 멈추게 하는데 자기 목숨들을 바친다. 그 속에서 노익장의 연륜과 신참의 분기탱천을 절묘하게 대비한다.

그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동했던 건 그것이다. 진정한 노익장을 과시하려면 적어도 한 직장에 20-30년 가까이 몸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타가 인정해 줄 수 있는 실력을 구축해야 하고, 매일매일 바른 매듭을 지어가야 한다는 것. 프랭크가 CIA에서 진정한 '레드'로 불렸던 것도, 30년 가까이 기관사로 일한 반즈가 진정한 '어르신'으로 존중받았던 것도 그랬다.

그런 의미에서 현역에 있는 이들은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언젠가 자신도 은퇴할 때가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현역에 몸담고 있을 때 더 신실하고 아름답게 매듭짓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매일 매일 바른 매듭을 짓는 자만이 그가 떠난 뒤에도 존경받는 법이니까. 그 때에만 은퇴한 뒤에도 아름다운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어르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원로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면 사회가 그만큼 귀를 기울였다. 헌데 이제는 그런 어르신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현역에서 바르게 매듭을 짓는 것은 고사하고 은퇴한 뒤에도 불의와 거짓을 조종하려고 드는 까닭이지 않을까. 아무쪼록 아름다운 노익장을 추구하는 어르신들이 우리사회에 많았으면 좋겠다.

권성권 SBS U포터

http://ublog.sbs.co.kr/littlechri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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