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것처럼 힘든 것도 없다. 오죽했으면 농사를 자식에 비유해, "웬수와도 같다."고 했을까. 이는 떼어내려 해도 결국엔 떼어낼 수 없는 가족과도 같다는 범주이자 의미를 담고 있음이다.
올해는 배추가 잠시 난동을 부렸다. 이른바 '배추대란'을 벌이면서 시작된 배추들의 농간과 봉기는 급기야 배추 한 포기에 무려 1만 5천 원을 상회하는, 말도 안 되는 작태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이에 정부와 국민은 농사의 중요성에 대하여 새삼 고찰하고 심지어는 반성의 계기로까지 삼는 반면교사의 수확을 거두기도 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농사라는 건 농부의 지극정성이 기본이다. 이에 더하여 농사의 동업자인 하늘(天)이 거들어 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어떤 원초적 구속력이 작용한다. 여하간 11월 11일은 다시 맞는 농민의 날이다.
그렇지만 이날을 '빼빼* 데이'라 하여 상술에 이용하는 기업과 제과점들이 다시금 기승을 부리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포장지를 바꾸고 초콜릿 몇 개와 인형 따위를 끼운 바구니 하나가 무려 수만 원에 이르는 현실은 11월 11일이 농민의 날이 아니라 오로지(!) '빼빼* 데이'라고만 알고 있는, 채 사물을 판단할만한 지각 조차 지니고 있지 못 한 이 땅의 수많은 어린이들의 코 묻은 돈까지 '강탈해 가는' 주범이다.
재래시장에 나가보니 배추 3~5포기에 1만 원으로 가격이 내렸다. 이같은 경우에서도 보듯 농민의 정성이 듬뿍 담긴 농산물 가격의 안정은 곧바로 국민경제와 직결이 되는 실로 중차대한 것이다. 반면 11월 11일을 자기들 멋대로 '빼빼* 데이'로 작명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상술에 이용하는 기업과 제과점들의 행태는 여전히 공감하기 어려운 반감을 들게한다. 일전 '배추대란' 파동에서도 보았듯 농민들이 농사를 안 지으면 그 직격탄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막대과자'는 안 먹어도 되지만 채소와 쌀 등의 신토불이 농산물은 안 먹으면 살지 못한다. 잊지 마십시오! 11월 11일은 '빼빼* 데이'가 아니라 바로 '농민의 날'이라는 것을.
홍경석 SBS U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