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공하면 행복할까? 행복하면 성공한 것일까? 영원히 풀리지 않는 인생방정식입니다. 인기 개그맨이었던 최양락 씨가 해답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2등, 3등에 더 만족하는 제 2의 인생을 人 스토리가 만났습니다.
<기자>
우스꽝스런 왕의 모습으로, 튀는 포장 마차 주인으로, 때론 능청맞은 할아버지로.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며 폭소 제조기로 활약해온 개그맨 최양락.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보기만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이혜승/아나운서 : 머리스타일이 일단 굉장히 독특해요.]
[최양락/개그맨 : 네, 가발 아니냐고 만져보는 분들도 간혹있어요. 그런데 가발은 아니고 제 머리고요. 저는 직업이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사명을 띠고 있기 때문에 (머리 모양도) 재미있게 하려고.]
이번에는 자신의 30년 개그 인생을 털어놓은 책을 냈습니다.
[최양락/개그맨 : 제가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남들은 '최양락 씨 좋으시겠어요. 늘 깔깔대고 웃으면서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요?'라고 얘기를 합니다만, 그렇지 않거든요. 우리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정말 파란만장한데 잘 모르시잖아요. (TV에) 나왔을 때만 알잖아요. 그런 무대 뒷모습 30년을 압축해서 한 이야기도 있고요.]
지난 1981년 데뷔한 뒤, 각종 개그와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며 수 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최양락/개그맨 : <남 그리고 여> 에서 '이젠 봉이야' 다음에는 <고독한 사나이> 에서 '내가 이 카페를 차린 이유는? 에고 에고 그날 난 망했다!' 또 '실수하는 게 인간이여' 그렇게 하면서 '칠칠 맞은 여자야 괜찮아요.' 그러고 역설적으로 하는 그것도 화제가 됐었고.]
TV와 영화는 물론, CF와 음반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최양락/개그맨 : 그때는 이제까지 제가 찍은 광고도 셀 수 없으니까요. 40편 이상 찍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도 한 7편 찍었고, 음반도 4장 냈고 얼마나 바빴습니까.]
하지만 1990년대 말 나이가 들며 침체기에 빠지자 가족들과 호주로 떠납니다.
[최양락/개그맨 : 슬럼프가 온 거죠. 젊은 애들 프로를 진행하는데 저는 젊은이가 아닌 거예요. 중년이 된 거죠. 후배들한테 자리를 물려준 게 아니고 빼앗기다시피 해서 방황 했어요.]
그러나 호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던 그에게 용기를 준 건 아내였습니다.
[최양락/개그맨 : 아이 엄마가 역시 개그를 한 개그우먼 출신이니까 개그맨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당신이 제일 웃겨요. 방송국이 눈이 없지. 어떻게 당신 같은 천재를 몰라보지?' 이렇게 아이 엄마가 용기를 많이 줬죠.]
지난 2001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바둑 대국과 해설을 특유의 억양과 입담으로 패러디 한 이른바 '알까기' 코너로 멋지게 재기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바쁜 날도 잠시, 출연요청이 뜸해지며 또다시 슬럼프에 빠져 듭니다.
그러나 그는 개그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최양락/개그맨 : 제 삶에서 저는 개그가 전부죠. '최양락 씨는 개그맨이 안 됐다면?' (질문받는데) 그런데 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가장 행복할 때가 뭐냐면 사람들이 하하 웃어줬을 때, '최양락 씨 너무 재밌어요.' 할 때.]
그리고 2009년 , 최양락은 방송으로 복귀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냅니다.
[최양락/개그맨 : (가슴에서) 피가 막 흐르는 거야. 이게 뭐야!]
후배들 틈에서 기꺼이 2인자 역할을 자처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재창조하고 있습니다.
[최양락/개그맨 : 개그맨이 참 운명적으로 어렵습니다. 계속 웃기기만을 바라니까요. 더 강하고, 더 짜릿한 거. 그러다 보니까 그 기대치에 못 미치고 언제까지 나는 최고 아니면 안 할래요.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반전을 거듭한 오뚝이 인생에서 얻은 삶의 지혜는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최양락/개그맨 : (부진과 재기도) 단련이 되니까 인생이 재미있어요. 그리고 이제 또 침체기라고 표현하겠지? 그럼 또 슬럼프, 처음에는 화가 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그리고 또 요즘은 다시 활동하니까 '머리 모양도 웃겨 그래서 다시 조짐이 좋아' 그렇게 하면 그런거고. 이제는 너무 그런 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끌고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