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담장인 서울 코엑스와 각국 정상이 입국하는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테러 협박 전화가 몰려 경찰 등 관계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협박전화가 걸려오면 경찰 등이 즉각 출동하고 있어 인력과 장비 낭비는 물론 항공기 이ㆍ착륙 지연 등 인적ㆍ물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1일 새벽 박모(50)씨가 "코엑스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고 코엑스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협박한 데 이어 이날 밤에는 우모(48)씨가 "G20 회담장을 택시로 들이받아 박살내겠다"며 112신고센터에 협박전화를 걸었다.
인천공항에는 10대 청소년이 장난삼아 협박전화를 걸었다. 3일 오후 윤모(18)군 등 10대 청소년 두 명은 장난삼아 인천공항공사 콜센터에 전화해 "미국행 비행기에 폭탄을 실었다"고 협박했다. 이들의 장난 전화로 미주노선 여객기 13편의 출발이 지연됐다.
범죄 전문가들은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코엑스와 인천공항에 협박전화가 몰리는 것을 사회에 대한 불만 표출로 진단했다.
G20 정상회의를 앞둔 잔치 분위기가 평소 사회에 불만이 많았던 사람에게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고 `재라도 뿌리겠다'는 심정으로 불만을 표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엑스에 협박전화를 건 박씨는 지체장애 4급으로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데 동사무소가 지원을 제대로 안 해줬다는 이유로 홧김에 협박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또 택시기사였다가 면허가 취소돼 현재 무직 상태인 우씨 역시 만취 상태에서 과거 손님과 요금문제로 시비가 붙어 경찰조사를 받은 기억이 떠오르자 화풀이를 하려고 경찰을 협박했다.
인천공항공사를 장난삼아 협박한 10대 청소년들의 경우 전문가들은 모방심리와 영웅심의 결합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분석했다.
이들 10대는 경찰에서 "인터넷에서 서울 코엑스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사람이 검거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우리는 절대 잡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공항에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외국 공항에서 폭발물이 발견되고 국내서도 테러 협박 전화가 잇따르자 모방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이며, 주목 또는 관심을 받고 싶은 심리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신이 일으킨 소동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을 지켜보며 만족과 희열을 느끼려는 심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표 교수는 "이런 협박전화를 예방하려면 처벌을 강화하고, 장난 협박전화를 하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역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테러 협박 전화를 건 피의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경찰은 코엑스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던 박씨를 4일 구속했으며, 인천공항에 협박전화를 건 윤군에 대해서도 10대 청소년임에도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코엑스 주변 치안을 담당하는 서울 강남경찰서 곽정기 형사과장은 "테러협박범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검거해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물론 피해당사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권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