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중간선거에서 광고 등에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은 후보들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줄줄이 떨어졌다. 돈 만으로는 선거결과를 좌우하지 못한다는 정치적 통념이 들어맞았다. 미 역사는 선거비를 자체 조달한 후보들의 성공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난 20년 동안에도 가장 많은 돈을 쓴 후보 대부분이 낙마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
4일 미 선거자금 감시 민간단체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금까지 후보 자신이 사재를 털어 조성한 선거자금(기부금 제외)이 50만 달러 이상인 58명의 연방 상·하원 후보 가운데 당선인은 5명 중 1명꼴도 안 된다.
이들 중 100만 달러를 지출한 후보는 32명이지만 당선한 사람은 론 존슨(공화·위스콘신·상원), 리처드 블루멘털(민주·코네티컷·상원), 스콧 리겔(공화·버지니아·하원), 윌리엄 플로레스(공화·텍사스·하원) 등 4명뿐이다.
사재 350만 달러 이상을 쓴 후보는 8명인데 존슨(824만 달러)을 제외하고 모두 패했다.
데이브 레빈설 CRP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수천만달러까지 쓰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모범적 사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미 프로레슬링단체(WWE)의 실질적 소유주인 린다 맥마흔(여.공화)은 코네티컷주(州) 연방 상원의원이 되려고 사재 4천660만달러(약 509억 원)를 지출했으나 블루멘털 민주당 후보에게 득표율에서 10%포인트 차로 졌다.
의원 후보 중 사재로 가장 많이 넣은 맥마흔의 돈을 득표수로 환산하면 한표당 90달러(약 10만 원)를 쓴 게 된다. 블루멘털은 사재 227만달러를 선거비로 지출했다.
기부금을 합친 전체 모금액으로 봐도 맥마흔이 4천670만 달러, 블루멘털이 760만 달러로, 맥마흔이 6배 이상 많다.
상·하원 후보 중 개인재산을 쓰고 당선한 사람은 블루멘털을 포함해 11명이다.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칼리 피오리나 공화당 상원후보(캘리포니아)도 사재 550만달러 등 총 1천788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바버라 박서 현역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부동산 재벌인 제프 그린은 사재 2천379만달러 등 2천380만달러를 퍼붓고도 플로리다주 민주당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탈락했다. 자비가 1천만달러 이상인 후보는 맥마흔과 그린 등 2명이다.
주지사의 경우 멕 휘트먼 공화당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의 개인재산 지출이 가장 많다.
휘트먼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재산만 1억4천300만 달러(약 1천581억 원)을 쓰고도 제리 브라운 민주당 후보에게 득표율에서 12.3%포인트 차로 완패했다.
휘트먼은 미 역사상 가장 많은 사재를 선거운동에 털어넣은 후보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개인이 쓴 선거자금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지난해 3선에 도전하면서 지출한 약 1억1천만 달러가 최고였다.
전 재산의 10분의 1 가량을 지출한 휘트먼의 선거비용은 한표당 47달러로, 브라운의 6.34달러보다 7배 이상 많다. 브라운에 뒤진 득표율 차로 환산하면 1%포인트당 1천100만 달러가 넘는다.
건강보험회사 중역을 지낸 백만장자 출신의 릭 스콧 공화당 후보는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사재 7천300만달러를 지출하고도 알렉스 싱크 민주당 후보를 간신히(1.2%포인트 차) 물리쳤다.
책임정치센터는 "이번 분석은 모든 정치자금이 (효과가) 다 같지는 않다는 것과 가장 부유한 후보들도 종종 낮은 인지도와 대중적인 매력 부족, 비방선거운동 등으로 미끄러진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 중간선거 전체 비용은 40억 달러(약 4조4천억 원) 수준으로, 2006년 중간선거의 28억달러와 2008년 대통령선거의 10억 달러를 크게 초과하는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12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도 이 같은 선거비 무한지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