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일 적발한 '베트남 신생아 한국국적 허위취득 불법송출' 사건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다가 불법체류자 등으로 전락한 외국인들의 국내 출산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다문화 사회화 과정의 어두운 단면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사수대는 불법체류나 위장결혼 등을 통해 입국했다가 자국인과 동거하며 국내에서 낳은 신생아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무자격 베트남인과 브로커, 산부인과 의사, 노숙자 등 31명을 적발해 3명을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범행 수법
구속된 총책 김모(39)씨 등 브로커들은 불법체류 중이거나 위장결혼으로 입국한 베트남 여성들이 자국인과 동거를 통해 아이를 낳은 '혼외출산'의 경우 출생신고에 결격 사유가 있다는 점을 노렸다.
총책 김씨는 베트남 신생아를 한국가정에 허위 입적시켜 한국국적을 취득하게 해주고 베트남으로 출국시켜주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인천에 컨설팅회사를 차렸다.
이어 지역별(안산.시흥.화성 등) 신생아 모집책과 신생아 부모대행 노숙자 모집책(대구.경북.부산 등), 베트남 송출담당 지원책 등을 둬 철저히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이런 조건으로 신생아 1인당 700여만원을 받는 수법으로 베트남인 의뢰자 30여명으로부터 1억5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경찰 조사결과, 이런 수법으로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베트남인 의뢰자가 부탁한 신생아 28명이 이미 한국국적 취득 후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출국수속 중인 베트남 의뢰자의 신생아 60여명의 사진과 여권을 압수하는 등 경찰은 김씨 일당이 600여명의 의뢰자부터 돈을 받고 베트남 신생아에게 허위 국적을 취득하게 해주고 베트남으로 출국시키거나 계획한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함께 구속된 베트남인 E(37.여)씨는 총책 김씨의 중간모집책으로부터 건당 50만원을 받고 박모(48.불구속)씨와 공모해 시흥시 소재 Y산부인과병원의 직인과 의사명의 도장을 위조.도용해 출생증명서를 위조해줬다.
성남시 소재 J산부인과 의사 김모(43.불구속) 원장은 베트남 동거부부 등과 공모해 죄의식 없이 허위 출생증명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국내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베트남인 A(28.국제결혼여성)씨는 시흥시 소재 베트남 식품점을 통해 출생증명서 위조 대상자를 모집해 돈을 챙겼다.
신생아 부모대행 노숙자 모집책 김모(40.미검)씨 등은 총책 김씨로부터 건당 150만원을 받고 이 중 50만~80만원을 건네는 대가로 대구와 부산,경북.부산 등지에서 노숙자를 모집한 다음 차액을 챙겼다.
이들은 출생증명서 발급시, 집에서 출생한 것처럼 위장하면 보증인 2명만 있으면 된다는 점을 이용해 사무실 직원 부인을 보증인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부모를 대행할 노숙인 모집이 여의치 않자 쌍둥이로 한국가정에 입적해 출국시키기도 했다.
◇ 구청.동사무소 옮겨다니며 출생신고, 신생아 여권 회수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출생신고를 위해 같은 구청 등을 2차례 이상 방문하지 않고 경기.인천 지역의 구청.동사무소를 옮겨 다니며 출생신고를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은 철저한 확인 절차없이 출생신고를 받아주는 등 허술하게 업무를 처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신생아가 성장해 국내에 재입국할 경우에 대비해 자신들을 통해서만 입국이 가능하도록 베트남에 데려다주고서 귀국할 때 일부 신생아의 여권을 회수해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수법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해 베트남으로 입국한 신생아들은 관광비자로 들어가 베트남에서의 체류가 15일만 허용돼 이 사실이 드러나면 베트남 정부의 조치에 따라 자국 국적회복 절차 등을 따로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경찰은 전했다.
베트남인 의뢰자들은 경제적 사정 때문에 국내에서 양육이 곤란한 이유도 있지만, 한국국적을 취득한 아이가 성장해 국내로 재입국하면 초.중등학교 무상교육 등 선진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한국내 취업과 자유로운 입출국 등 이점이 많다는 점을 노렸다.
◇ 불법체류자 등 상대로 수사 확대
경찰은 이같은 수법은 최근 늘어나는 국제위장결혼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 현재 전체 등록외국인 87만6천41명 가운데 합법체류자는 79만5천273명, 불법체류자는 8만1천128명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48만5천667명(불법체류 3만4천714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인 8만9천24명(불법체류 1만1천733명), 필리핀 3만8천971명(불법체류 7천109명) 순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2008년 9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최근 2년간 한국 국적을 소지한 3세 미만의 아이들이 베트남으로 출국한 후 현재까지 입국하지 않은 유사사례 1천700여명의 명단을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