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경청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결국 직원의 얘기를 잘 듣고 함께 회사를 이끌어 나가야 하니까요"
24일 오후 2시15분께 성신여대 성신관 3층의 한 강의실에서는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뽑는 경영학과 리더십우수자전형의 면접시험이 치러졌다.
다섯 명의 사정관은 앞에 앉은 두 명의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인지 시종일관 부드러운 말투와 미소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질문 내용만큼은 날카로웠다.
외부사정관으로 위촉된 배우 송승환(53)씨가 "우수한 경영자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대구 경화여고 이수민(18)양은 직원의 의견을 잘 수렴해야 좋은 경영자가 될 수 있다며 나름대로 지론을 펼쳤다.
이양이 답변을 마치자 옆에 앉은 나상미(18.김제 덕암고)양도 질세라 "직원들이 잘 따를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경영자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밝혔다.
수험생들은 이미 서류로 제출한 '스펙' 이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한 사정관이 학창시절 좋은 리더십을 보여줬던 일화를 얘기해 보라고 하자 이양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교내 합창대회에서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함'으로 후배 팀원들을 이끌어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험을 자신 있게 설명했다.
대학 측은 사정관이 자리한 책상에 노란 꽃이 심어진 화분 3개를 놓는 등 응시생이 긴장을 풀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배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지 모를 대입을 앞둔 응시생 입장에서는 극도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온 나상미양은 후련하다는 듯 웃으며 "긴장해서 화분이 있는지도 몰랐다. 내 앞에 어른 5명이 앉아 당락을 좌우할 질문을 쉴새 없이 던진다는 것 자체로 압박감이 컸다"고 말했다.
김종배 성신여대 입학홍보처장은 "면접 과정을 공개한 것은 우리 대학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래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전형이 어떻게 치러지는지 알리고자 수험생의 동의를 얻어 면접 과정을 20여분간 공개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성신여대는 현직 교수 2명을 포함한 전임사정관 9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다양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문화계, 언론계, 사회단체 소속 인사 18명을 외부사정관으로 위촉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