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5분기획] 술판 벌이며 추태…몸살앓는 '둘레길'

남의 집 마당 들어가 용변 보고 농작물 마음대로 뽑아가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둘레길 열풍입니다. 제주에서 지리산, 북한산까지 산책의 여유가 가득합니다. 산책의 여유는 작은 마을 아파트 단지까지 번졌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과유불급. 쓰레기와 추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됩니다.

이호건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고
광고 영역

지난 8월말 개통된 북한산 둘레길입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숲길은 가을정취로 싱그럽고 동네 골목길은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면 사정은 다릅니다.

북한산 생태공원에서 진관생태공원에 이르는 '구름정원길' 구간.

4.9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구간을 걷다보면 곳곳에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각종 비닐 쓰레기에 알루미늄 캔류와, 먹다남은 막걸리병까지.

쓰레기 매립지를 방불케 합니다.

[서복순/서울 불광동 : 산에서 술이나 막걸리병이 산더미 같이 쌓이고 매번 볼 때마다 그걸 느꼈는데,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어요. 앞서 하기 전에 그럼 그걸 누가 치우냐고요.]

주민들이 경작해놓은 농작물을 마음대로 뽑아가기 일쑤고, 한쪽에선 거나하게 술판이 벌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추태가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 곳곳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구름정원길 구간입니다.

둘레길이 은평뉴타운 아파트단지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지나갑니다.

당초 둘레길이 관광지가 아니었고, 말그대로 산이나 마을 둘레를 지나가는 길이다보니, 자연히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은평뉴타운 주민 : 여자들이 어떻게 소리를 지르는지 아침에 여기 사는 사람들은 신문 한장도 제대로 못봐요. 여기 차가 두 줄로 꽉 차 있어요. 토요일, 일요일 노는 날이면. 그럼 여기 주민들이 차를 빼고 제대로 나갈 수가 없다고]

구청에 신고도 해보지만, 그때뿐입니다.

[은평뉴타운 주민 : 제가 신고도 했었는데요. 은평구청에다가. 불결하고 쓰레기가 많이 쌓이면, 거기가 우리집에서 내려다보면 바로 식탁 밑이죠. 식사하면서 내려다 보일 수도 있고]

5개 구간, 총 70킬로미터에 이르는 지리산 둘레길.

방송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임현수/지리산길 조사안내원 : 추석 연휴 기간에만 한 10만명 가까이 탐방을 하셨는데 지금 그게 작년 1년 수치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추태도 늘었습니다.

쓰레기 불법 투기는 물론, 남의 집 마당에 들어가 몰래 용변을 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지리산길 주변 마을 주민 : 여기 지금 방이잖아요. 방인데 여기 와서 옆에다 용변을 보고 비닐하우스 뒤에 전부 하우스마다 용변을 보면 덮어놓고 가야되는데 물론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그걸 덮지를 않아요.]

나무 열매를 마음대로 따가고,

[(여기 다 사유지고요. 주인 있는 감나무에요.)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년내내 지은 농작물을 몰래 캐가기까지 합니다.

광고
광고 영역

[소순모/지리산길 가장마을 이장 : 고추밭을 막 풋고추를 싹 훑어간 그런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러다보니 조용하던 시골마을은 둘레길이 들어서면서 이제 바람잘 날이 없습니다.

[지리산길 운영 사단법인 관계자 : 마을 쓰레기를 누가 치울거냐, 그리고 구체적으로 누구는 돈을 많이 버는데 누구는 피해만 본다, 이런 얘기들이 마을에서 돌기 시작하면서 주민들 속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둘레길을 운영하는 사단법인측은 근처 야생 동물이 줄어드는 등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된다며, 민원이 계속될 경우 이용객이 가장 많은 '인월-금계' 구간을 임시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리산길 운영 사단법인 관계자 : (임시폐쇄) 말은 나오긴 나왔는데, 아직 이게. 왜냐하면 공식화되면 굉장히 민감합니다. 폐쇄라기보다는 대체 노선을 강구해야죠.]

자연을 벗삼아 걸으며 건강을 가져다 주는 둘레길.

일부 이용객들의 추태와 시민의식의 실종으로 둘레길도, 주민들도 더이상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산 둘레길 주변 주민 : 주민들 여기서 아파트에 살라고 하면서 둘레길을 거기다 만든 자체가 잘못이라고 봐요. 우리 여기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