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푹 쉴 생각이었는데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어요. 출근을 했더라면 특근 수당이라도 챙겼을텐데.."
후베이(湖北)성 우창(武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올해 29살 주(朱)모씨는 이번 국경절 연휴 때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맞선을 보느라 파김치가 됐다.
지난 1일부터 7일간을 쉬는 국경절 연휴 기간 푹 쉬면서 충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애초 계획은 연휴 시작과 함께 물거품이 됐다.
성격이 내성적인데다 직장 일이 바빠 아직 배우자를 찾지 못한 주씨 때문에 몸이 단 그의 부모가 국경절을 '맞선 주간'으로 삼아 버린 것.
평소 부모의 간곡한 요청에도 맞선에 응하지 않았던 그는 더는 뿌리치지 못하고 국경절 연휴에 맞선에 응하겠다고 약속했고 거의 매일 부모가 주선한 맞선 자리에 불려 나가야했다.
주씨는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평소에도 말이 없는 편인데 맞선을 보러 나온 여성은 말수가 더욱 적어 곤혹스러웠다"며 "맞선을 보느니 특근을 하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푸념했다.
주씨처럼 배우자를 찾지 못한 중국의 미혼 남성 상당수가 이번 국경절 기간 신붓감을 찾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으며 이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인터넷 매체 형초망(荊楚網)이 6일 소개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사는 미혼남 장(張)모씨는 올 초 친구의 소개로 한 여성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 여성이 광저우(廣州)에 거주해 지금껏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전화나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서만 대화를 나눴을 뿐이다.
올해 좋은 신붓감을 만나 노총각 딱지를 떼겠다고 마음먹은 장씨는 이번 국경절 연휴를 몽땅 이 여성을 만나는데 할애했다.
그는 "좋은 신붓감을 만나 총각 신세를 면할 수 있다면 이 정도 투자는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하지 못한 미혼 남성이나 그들의 부모가 이렇게 조급해 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한 자녀만 낳을 수 있는 중국에서는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강해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 때를 놓치면 배우자감을 찾기가 더더욱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1982년 출생자의 남아 대 여아의 성비는 108명 대 100명에서 1990년 111명대 100명으로 벌어졌고 지난해는 119명 대 100명으로 그 격차가 더 커졌다. 지난해 세계 평균 성비인 107명 대 100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성비 불균형 심화에 따라 10년 뒤에는 결혼 적령기 인구 가운데 2천400만 명의 신부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탓에 제때 배우자감을 찾지 못하면 노총각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대학에 다니는 아들에게 용돈 외에 별도의 비용을 지원하며 데이트를 적극 권장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중국인민대학의 사회인구학원 자이전우(翟振武) 원장은 "아들을 낳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성을 감별하는 것이 남초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서 정부가 불법 낙태 등에 대한 단속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