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을 위한 그림 - 키스해링
현대미술을 어렵게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술은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창조이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쉬우면서도 세련된, 게다가 의미심장한 그림을 그렸던 작가가 있습니다. 키스해링은 자신의 그림을 통해 대중의 사랑과 미디어의 러브콜을 한 몸 가득 받았습니다. 31살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그래서 더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올림픽공원 내 소마 미술관에서는 키스해링 전시가 열렸습니다. (키스해링 전 -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키스해링 사망 20주년을 기리며 2010. 9. 5 까지 열림)
이곳에서는 키스해링의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키스해링의 그림은 일단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키스해링은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생각할 수 있는 그림들을 많은 사람들인 볼 수 있게 지하철역 같은 곳에 그렸습니다
키스해링의 그림은 마치 단어들이 문장을 이루는 것과 비슷합니다. 도형들은 하나 씩 의미를 지니고 있고 그 도형들이 모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사랑, 우정, 전쟁, 외계인, 임산부, 죽음, 광선검, 동성애 , 마약. 이런 단어들이 모여 예술적인 언어를 창조해 냈습니다. 그림 기호들은 사람들에게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미술관 안 하얀 벽에 갇혀 있는 미술이 아니라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그림은 큰 인기를 끌었고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그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키스해링의 그림을 무단으로 도용한 상품들이 나도는 것도 무조건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는 방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자신도 아트샵의 일종인 팝샵을 운영하게 됩니다. 생활과 분리되지 않았던 원시시대의 미술과 상업미술의 유사성을 고민했습니다.
키스해링은 에이즈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요, 키스해링의 쉽고 강력한 소통 능력은 동성애, 마약, 인종차별 같은 민감한 문제를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빠르게 그려낸 그의 그림은 만화 같습니다. 거기에 강렬한 색과 뚜렷한 경계선을 넣어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공공에 노출시키는 미술의 능력을 짧지만 치열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키스해링 그림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는 전시실에서는 아이들이 따라하며 웃고 떠들고 있습니다. 미술이 박물관의 장식품이 되길 거부했던 키스해링이 본다면 좋아했을 장면이지 않을까요?
키스해링의 작품과 저작권을 키스해링 재단에서 관리합니다. 일부는 미술관의 장식품이 되었고 일부는 여러 가지 상품들의 도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키스해링의 그림이 워낙 단순하면서 강력하기 때문에 흉내만 낸 그림들도 많이 있습니다. 미술과 생활이 분리되었기 때문에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있을 텐데요. 해링은 생활과 분리되지 않은 미술로써의 상업미술을 긍정했다고 합니다. 키스해링이 살아있다면 자기그림의 무단도용을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합니다. 물론 키스해링 재단이 저작권으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세계 어린이 자선사업과 에이즈 퇴치 사업등 좋은 목적에 쓰인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