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공공도서관은 시설도 좋아지고 이용하기 편리해졌죠.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의 의식은 아직도 옛날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치된 책이 훼손되거나 아예 없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시립도서관 가운데 도서 대출이 가장 많은 양천 도서관.
서가에 진열된 책을 보니 책에다 밑줄은 긋는 것은 기본이고 영어 문제집에는 답까지 빼곡히 적어 놨습니다.
중요한 부분이 아예 뜯겨나간 책들도 많습니다.
[이현준/서울 목동 : 전공서적을 빌려서 그림을 봐야지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부분을 찢어버린 거에요. 그때 좀 왠지 와서 시간낭비한 것 같기도 하고, 약간 허탈감도.]
훼손된 책이 워낙 많다보니 책 보수 작업은 도서관 사서들의 주요 업무가 돼 버렸습니다.
[정지영/양천도서관 사서 : 보수는 대출을 바로 해야하기 때문에 매일하고 있고요. 하루에 2~30권도 해서 한 달에 800권 정도 훼손책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보수 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파기되는 책이 서울시내 21개 시립도서관에서만 한해 수천 권에 이릅니다.
공공장소에 비치된 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있어야 할 책은 온데간데 없고 진열장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기부자의 도움으로 도서대를 채워놓지만 그것도 보름이면 절반 이상 사라집니다.
[차도국/지하철 교대역 역장 : 전직 교수님께서 개인 사비를 투자해서 채워놓는 것인데, 시민의 양심이 좀 많이 되살아나서 책을 보시고 그자리에 놓고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음의 양식이어야 할 책은 사라지고 일부 시민들의 버려진 양식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