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담배꽁초 아직도 길에 버리십니까?

新새마을 운동 G20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자면, 기자가 되기 전 길가 하수구에 담배 꽁초를 버렸다가 구청 단속반에게 적발된 일이 있습니다.

벌금 5만 원이 나왔죠.

'꽁초 단속'이란 제도가 당시 막 도입됐었고,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전 그렇게 화가 날 수 없었습니다.

"하수구에 버린 건데도 적발 대상이냐"며 단속반에게 따지듯 묻고 있는데... 1분도 채 안되는 그 짧은 순간에 2명이 더 적발 돼 제 뒤에 서더군요. 결국 딱지를 떼이고.. 발길을 돌리며 뒤를 돌아보니 또 두어 명이 추가로 적발이 돼 있었습니다. 그 광경이 참 놀라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요, 그로부터 4년이 흘렀습니다.

G-20 정상회의 날짜가 다가오면서 환경미화에 대테러 훈련에.. 요즘 서울은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합니다. 그 일환으로 이달 초 '담배꽁초 무단투기 집중단속기간'도 선포가 됐는데요,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까지 계속됩니다.

단속반 인원도 평상시의 2배로 늘었고요, 단속 시간도 더 길어졌습니다. 시민의식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확인도 하고, 또 모르는 사람들에겐 지금이 꽁초 집중단속기간이란 사실을 알릴수도 있는 기회란 생각에 단속반원 동행취재에 나섰습니다.

4년전 기억을 떠올리며 '집중단속을 하면 과연 얼마나 많이 적발이 될까' 은근히 궁금하기도 했는데, 정말 예상 외였습니다. 뙤약볕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5시간을 서 있었지만 적발된 건 딱 1명!! 정말 놀라웠습니다.

카메라가 버젓이 길 한가운데 세워져있어 일부러 안 버리나 싶어 카메라를 숨겨보기도 했고, 이동 단속반원들을 졸졸 따라다녀보기도 했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질서위반하는 시민이 별로 없더군요.

광고
광고 영역

일단 담배를 길에서 피우는 사람 자체가 많이 줄었고요, 담배를 피우더라도 꽁초는 쓰레기통을 찾아 버리는 훌륭한 시민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길거리에서 7시간 정도를 취재하고서야 겨우 다섯 분 적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힘들었지만, 시민의식이 4년만에 이만큼이나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했는데요, 단속반원들도 4년간 꾸준히 홍보하고 단속을 한 결과 최근들어 담배꽁초 무단투기 사례가 급격히 줄었다며 이제서야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하시더군요. "실적이 안 좋아 걱정"이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말이죠.

약 2년전만 해도 1시간에 다섯 명도 넘게 적발이 됐는데, 요즘은 하루 종일을 단속해도 다섯 명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런데 걸어가면서 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은 이렇게 크게 줄었지만, 운전을 하다가 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얌체족은 여전히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따로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데요, 남이 안 보는 곳과 보는 곳에서의 행동이 다른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소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경찰과 지자체, 거기에 학교기관까지 함께 합동으로 환경미화를 위한 여러가지 캠페인도 벌일 거라고 합니다.

왠지 21세기에 새마을 운동을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비양심 얌체족이 줄고 질서의식이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참! 저도 그날 이후론 담배꽁초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