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여가수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이집트 재벌이 28일 재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받았다.
부동산 재벌 히샴 탈라트 무스타파(51)는 2008년 7월 전직 경찰관 무센 엘-수카리(41)에게 200만 달러를 제공, 옛 애인인 레바논 여가수 수전 타밈(사망 당시 30세)을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5월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집트 고등항소법원은 지난 3월 무스타파의 재판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하급법원으로 그의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 사건을 다시 맡은 카이로 지방법원은 이날 무스타파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며,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하수인 엘-수카리의 양형도 징역 25년으로 낮췄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집트에서 재심 재판이 아주 드문 일이 아니지만, 무스타파가 사형을 면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탈라트 무스타파' 그룹 회장이었던 무스타파는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 소속 슈라위원회 위원(상원의원)을 지냈으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이자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유력한 가말 무바라크(47)와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타파는 그간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옛 애인 타밈이 자신과 헤어진 뒤 이라크의 킥복싱 챔피언 리야드 알-아자위와 결혼한 데 앙심을 품고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6년 레바논의 한 TV 쇼에서 최고상을 받은 뒤 유명세를 탔던 타밈은 2008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한 고급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린 시신으로 발견됐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