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우자가 불임수술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결혼해 아이를 갖지 못했어도 이혼사유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출산은 결혼의 결과일 뿐, 목적이 될수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한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년 동안 결혼생활을 이어 온 44살 A씨와, 48살 B씨 부부.
자녀가 없는 것이 아쉬웠어도 부부 사이는 평온했습니다.
그런데 남편 A 씨가 지난해 갑작스레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부인 B 씨가 불임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채 결혼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자식을 갖고 싶다는 바람을 이룰 수 없는 만큼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불임수술을 받았다 해도 복원수술 같이 임신이 가능한 방법이 있는 만큼 영구적인 불임상태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설령 출산이 불가능하더라도 불임 사실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아이를 낳는 건 결혼생활의 결과일 뿐, 출산 자체를 목적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김윤정/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대를 잇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혼 청구를 하는 사례도 꽤 있었습니다만 어느 한 쪽의 출산 불능이 법률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하게 이번 판결로 정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없는 건 부부가 함께 풀어나갈 문제이지 어느 한 쪽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