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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지쳤어요!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침없는 쓴 소리,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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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이 오늘(현지 시각 23일) 유엔 총회 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군요. 미국 대통령으로서 꼭 해야 할 공식 일정인 셈인데요, 이런 공식 일정 말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유권자들과 만나는 일정을 참 많이 잡습니다.

취임 이후 계속해온 타운 홀 미팅, 시장 방문, 햄버거집에서의 식사 같은 일정들인데요, 미국의 그 어떤 대통령보다 활기차게 이런 일정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참 말하기 좋아하는 대통령,말만 하지 도대체 한 게 뭐야?"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어쨌든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것 자체는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살아 있는 목소리를 대통령이 직접 듣는 것과 보좌진들을 통해 듣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며칠 전 오바마 대통령이 그야말로 생생한 미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지난 대선때 오바마를 지지했고,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들이 오바마가 편하게 들을 수 없는 쓴소리를 했습니다.

대선이 불과 2년전 일인데, 그 2년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지자들이 등을 돌려야 했는지를 오바마 스스로 되돌아봤을 것 같은데요, 먼저 사흘전에 있었던 CNBC 타운홀 미팅에서 나왔던 시민 패널들의 얘기를 한 번 보시죠.

"Like the people in my generation, I was really inspired by you and by your campaign and message that you brought, and that inspiration is dying away. It feels like the American Dream is not attainable to a lot of us.

And what I’m really hoping to hear from you is several concrete steps that you’re going to take moving forward that will be able to re-ignite my generation, re-ignite the youth who are beset by student loans.

And I really want to know, is the American Dream dead fo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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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저도 지난 대선때 당신이 제시했던 메시지에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영감은 이제 점점 퇴색돼 가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세대를, 학자금 융자를 갚느라 고통받는 젊은이들을 다시 열광하게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들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무엇보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끝난 건지 하는 겁니다."

" I am a chief financial officer for a veterans service organization, AmVets here in Washington. I’m also a mother, I’m a wife, I’m an American veteran, and I’m one of your middle-class Americans. And quite frankly, I’m exhausted. I’m exhausted of defending you, defending your administration, defending the mantle of change that I voted for"

"저는 워싱턴DC에 있는 베테랑(퇴역 군인)기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엄마이자 아내이기도 하죠. 그리고 당신이 얘기하는 미국 중산층의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이제 대통령을, 당신의 행정부를, 그리고 내가 투표했던 변화라는 메시지를 변론하는데 지쳤습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교육받은 미국인들이라고 하더라도 텔레비젼 생방송에서 미국 최고의 권력자인 대통령을 향해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정치적인 문제에서 만큼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미국인들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지지했던 대통령을 향해 "당신에게 지쳤고, 당신이 던진 메시지는 이제 아무런 울림이 없다."고 말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닐 겁니다.

이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 동안 오바마의 표정이 화면에 잡혔습니다. 표정 관리가 제대로 안되더군요. 쓴 웃음, 어색한 웃음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메리칸 드림이 죽었느냐고 묻는 남성에게는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과 가장 생산성 높은 노동자들을 갖고 있는 만큼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대신할 나라는 없다. 아메리칸 드림은 우리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질 것이다. 나는 문제들을 제껴놓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지난 수십년동안의 실책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고 대답하더군요.

그리고 생방송이 끝난 뒤 전 미국적인 스타가 된 베테랑 기구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에게는 "그래도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세금을 제대로 낼 수 있고, 사회보험과 건강보험을 갖고 있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으며, 자녀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를 위한 교육에 소홀하지 않는다면, 그 것이 우리의 목표가 그 것이 우리가 믿는 미국입니다. 그런 미국을 만들어내는 제대로 된 선로위에 우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록 당신들이 지금 나에게, 당신들의 투표행위에 실망하고 있지만,당신들의 믿음과 선택은 옳았고, 고통스럽고 힘든 길이지만 당신들의 정부는 지금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애기지요.어떤 면에서 보면 오바마에게 아플 수 있는 쓴소리가 오바마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정치인들이 힘들고 싫지만 겪어내고 해내야 하는 도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바마는 말 잘하는 사람답게 그럭저럭 그 위험성 높은 기회를 활용했고요. 이 글을 쓰면서 한국 대통령들이 해왔던 국민과의 대화 생각이 납니다.

대통령이 한다고 하니 방송사들은 시청률과 상관없이 편성을 해야 하고, 혹여라도 생방송 도중에 사고가 날까봐 꼼꼼히 챙기고 질문도 사전에 점검하고 조율하고, 그렇게 방송이 끝날 때까지 살얼음위를 걷듯 하는 아주 정형화된 국민과의 대화 말이지요.

그 어떤 대화에서고 저는 오바마 대통령을 향한 미국 유권자들의 거침없는 말과 같은 비판의 얘기를 들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검사들과 대화할 때 "당선자도 인사청탁하지 않았습니까?"하던 기억정도가 나는데, 그 것은 정당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당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오만함같은 느낌으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미국식 텔레비젼 생중계 방식이 최선이라고 애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솔직할 것들은 솔직하게 표현되고 나타내 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오바마가 지금은 힘들지만, 이 고비들을 잘 넘긴다면 당신에게 지쳤다고 했던 저 지지자들이 다시 "역시 당신을 지지한 우리의 선택은 옳았다."며 자랑스러워 하지 않겠습니까? 즉,대통령이고 힘있는 정치인이고 재벌이고 텔레비젼 카메라 앞에 서면 국민들이,시청자들이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어렵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방송이 되는 길이고,대통령-정치인이 되는 길이기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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